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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사는 중국 신흥 부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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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국은 사실 가장 자본주의적인 국가다. 돈버는 데 제한이 없다.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은 미국에 못지않은 '자본주의 천국'으로 중국을 바꿔놨다. 자연 부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들의 과시욕도 하루가 다르게 커져만 간다. 음식.옷 등에서 시작한 이들의 '돈 자랑'이 요즘엔 호화 저택으로 이동했다.

간단한 예를 보자. 한국에서 가장 비싼 집은 74억4400만원(주택공시가격)이다. 그러나 중국에는 100억원을 웃도는 저택이 즐비하다. 중국 언론이 확인한 가장 비싼 집은 상하이(上海) 교외에 지어진 별장 단지 쯔위안(紫園)에 있다. 단지 내 8호 별장은 1억3000만 위안(약 195억원)이다. 본채 앞에는 검은 돌로 지어진 분수대가 있고 수심 75m에 달하는 거대한 연못이 있다. 별장의 전체 면적은 9324㎡며 앞쪽은 4겹 방탄유리로 둘러싸여 있고 현관 아래쪽으로는 물이 지나간다. 지붕은 일반 기와보다 100배가량 비싼 외국산 구리 기와다. 별장 주변에는 19만9000㎡나 되는 하천이 둘러싸고 있다. 옛날 성곽 주위를 둘렀던 '해자(垓子)'를 본뜬 것이다.

▶ 중국 항저우에 있는 자신의 저택 '백악관' 앞에 선 황차오링 사장. 아래사진은 '백악관' 내 호화 응접실. 벽지는 비단을 만들어졌다. [타임]

그러나 정확한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을 뿐 이 별장보다 더 비싼 집도 있다. 광둥(廣東)성 산두일보(汕頭日報)가 전하는 호화 저택의 모습을 보자. 중국 최대 민영 관광사 쑹청(宋城)그룹의 오너 황차오링(黃巧靈)의 집이다. '말 가죽으로 덮은 차 탁자와 금을 입힌 베네치아산 샹들리에, 비단으로 만들어진 벽지, '해자' 위에 놓인 현교(懸橋:쇠사슬 등으로 매달았다가 내려놓은 뒤 사람을 건너게 하는 다리), 200㎡ 크기의 거대한 침실, 1000㏊의 거대한 부지….

항저우(杭州)에 있는 황차오링의 집은 '중국의 백악관'으로 불린다. 미국 백악관을 그대로 본떠 지었기 때문이다. 영국 버킹엄 궁전을 옮겨다 놓은 듯한 집도 있다.

중국에서 요즘 유행하는 호화 저택의 가격은 5000만 위안(65억원)에서 1억3000만 위안대. 호화 장식품과 내장재를 별도로 장식할 경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유럽식 외관에 키 큰 나무들이 둘러싼 쾌적한 환경, 호화 샹들리에와 프랑스제 수영장, 물 정수기, 그리고 에스컬레이터 등 고급 시설을 갖춘 호화 저택의 거주자들을 중국 언론은 '신흥 팔기(八旗:청조 때의 귀족)'라고 부른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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