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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추정 환자 K씨 '세균성 폐렴' 판단유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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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내 첫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추정환자로 분류된 K씨(41)는 당분간 사스 추정환자로 계속 남게 됐다.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이 환자는 항생제 치료 뒤 흉부 X선 결과도 깨끗하게 나오고 체온도 내려가 세균성 폐렴일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추정환자에서 제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金장관은 "주치의는 사스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자문위원회는 아직 폐렴 증상이 남아 있고 세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국립보건원은 세균 검사 결과를 보고, 오는 6일 열리는 자문위원회에서 환자에 대해 다시 평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는 폐렴 증상이 없는 사스 의심환자라 하더라도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와 항체검사, 바이러스 배양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사스 추정환자로 분류키로 환자 기준을 바꿨다.

WHO는 특히 PCR 검사의 경우 양성으로 인정되려면 ▶두 가지 이상의 다른 가검물로 검사했거나▶같은 종류의 가검물을 2일 이상 간격으로 채취해 검사했거나▶두가지 이상 다른 장비나 시설에서 검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보건원은 이 가운데 셋째 기준을 채택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보건원 외에 별도의 실험실을 지정, 양쪽에서 실행한 PCR 검사 결과 모두 양성으로 나온 의심환자를 추정환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보건원은 "국내 의심환자 중 이미 PCR 양성반응이 나온 3명은 사스 추정환자로 분류될 수도 있으나 WHO에서 소급적용은 하지 않기로 해 기존 환자는 그대로 의심환자로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보건원은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독일제 PCR 진단 키트(장비) 대신 훨씬 정밀한 검사를 할 수 있는 미국 질병관리청(CDC)의 진단 키트를 곧 공급받아 검사에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WHO의 기준 변경은 보건원이 그동안 사스 추정환자 분류를 너무 보수적으로 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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