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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보다는 일본이 난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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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오는 12윌 세계선수권대회(헝가리) 티킷을 따내는데 주역이 된 윤병순과 정순복 양은 2일 하오 귀국, 평생처음 기자 인터뷰를 갖는다고 쑥스러움부터 앞섰다.
「득점기계」윤병순(18·인천시청)은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들의 품에 안기며 눈물부터 쏟으며『제가 잘한 게 아네요. 언니들이 애써 좋은 찬스를 만들어 주는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라고 겸손해 했다.
1m78cm, 66kg의 윤은 대회 4게임 통산 39점의 슈팅 점수를 기록,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득점 왕의 자리를 굳혔다.
윤의 주특기는 9m라인부근에서 일단 다른 선수에게 볼을 패스했다가 다시 되받아 그대로 점프하면서 중거리 다이빙 슛을 꽂아 넣는 것.
『중공보다는 일본이 어려운 상대였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몸이 약하거든요. 그래서 정신력으로 버텨 보겠다고 생각했어요.』처음엔 배구가 하고 싶었는데 학교에 배구 팀이 없어 생길 때까지만 하겠다고 시작한 핸드볼이 이젠 자신이 해야 할 모든 것이 돼 버렸다고.
육식을 싫어해 채식만을 즐기는 윤은 남은 기간동안 체력관리를 열심히 해서 본선에서 꼭 좋은 성적을 올려 보이겠다고 다짐이 대단하다. 윤정수씨(63·상업)의 1남4녀 중 막내. 음악감상이 취미라고.
GK 정순복(갸·광주시청)은『놀랐어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격려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아시아 최고의 수문장」이라는 칭찬과는 달리 날렵한 말씨가 아니다.
그러나 말없이 한국 측 문전을 지키며 화살처럼 꽂히는 게임 당 평균 30개 이상의 슈팅을 몸으로 막아냈다.『장신을 이용한 중공선수들의 내리꽂는 슈팅은 힘은 있지만 스타일이 단순해서 비교적 받아 내기가 쉬운 반면 일본선수들은 기교가 가미된 슈팅을 날려 아주 애를 먹었어요.』
광주 소원여고 1년 시절 체육선생의 눈에 띄어 핸드볼을 시작한 정은 1m60cm의 키에 60kg의 선수로서는 작은 듯한 몸매.
기자와의 인터뷰는 처음이라는 정은『핸드볼이 이렇게 각광을 받게 되는데 자신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는 개선소감과 함께『이번 기회에 실업팀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조심스런 바람을 덧붙인다.
회사원인 정홍채씨(54)의 3남2녀 중 2녀. 음식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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