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4대 원장이 된 이영균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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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원장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또 되리라고 기대도 안 했어요. 몇 번이나 사양했었지만 직책이 맡겨진 이상 최선을 다해야지요.』
연구나 임상기술분야라면「윗자리」가 두렵지 않지만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책을 제대로 해낼지가 염려된다는 서울대병원 4대 신임원장 이영균 박사(61).『한 지붕 밑에서 20년이 넘게 일해 왔지만 솔직히 말해 병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라요. 맡은 일에 쫓겨 다른 곳에 눈을 팔 시간이 없었거든요)
원장으로서 포부를 묻는 질문에『모든 직원의 화합단결』만을 강조할 뿐 구체적인 설계엔 『잘 모르겠다』며 이박사 특유의 솔직함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 박사는 서울대병원의 역할과 의사의 본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정연한 논리를 폈다.
『서울대병원은 국내 최고의 의학기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와 교육을 통한 의학수준 향상에 주력해야 합니다. 원장은 단지 심부름꾼으로서 이 같은 일을 격려하고 도와줄 뿐이죠.』이 박사는『병을 고치는 소의 보다 환자를 고치는 중의가 되고자 노력해 왔다』며 자신의 의사 상을 펼쳤다. 이 박사는 자신을 찾는 어떤 환자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사의 도리라고 했다.
이 박사는 국내 심장수술 분야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제1인자. 지난 한해동안 이 박사 팀에 의해 5백19회의 개심 술이 이뤄졌고 올 들어서도 2백50회를 넘어섰다.
남달리 많이 쌓이는 스트레스를 담배 피우는 일로 해결하는「체인 스모커」. 일요일마다 빠짐없이 떠나는 등산이 유일한 취미다.
7남매 중 이 박사와 동생 정균씨(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과장)등 3형제가 의사. 부인 홍운전씨(57)와 사이에 둔 2남3녀 중 큰아들 기진씨(35·미국거주)가 이박사의 뒤를 이어 흉부외과를 전공하고 있고 2남은 카톨릭의대 재학 중인 의사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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