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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 … 운영 중지 … 멈춰선 영월 살리기 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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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 ‘하이원크라크라힐링파크’ 조성 공사장. 입구에 걸린 ‘환영’이란 입간판과 달리 출입을 막는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다. 드나드는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차량은 물론 인부도 없는 적막강산이었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서 중단된 탓이다. 당초 지난 5월 개장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0월 공사가 중단된 지 1년이 지나도록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 곳을 비롯해 이 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때문에 경제활성화를 기대했던 주민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하이원크라크라힐링파크는 강원랜드가 출자한 상동테마파크가 내덕리 섬지골 일대 20만2812㎡ 부지에 조성하는 감성 휴양 테마파크다. 총 사업비 525억원을 들여 콘도텔(52실), 개별 숙박동(10실), 암석정원, 힐링정원, 야생화정원, 미로 어드벤처공원 등을 갖출 계획이다. 콘도텔 등의 공사는 마무리 단계다.

 반면 암석케이트와 힐링정원 등의 공간 연출 공사는 업체의 자격 미달로 진척률 76% 상태에서 중단됐다. 회사 측은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감사원과 모기업인 강원랜드의 지적에 따라 콘텐트 보완 작업을 진행하느라 공사를 재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자 회사 측은 4일 이사회를 열고 테마파크를 위탁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테마파크는 위탁운영 업체 선정과 공사 재개 등의 절차를 거쳐 일러야 내년 하반기에나 개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공사 과정에서 하청업체가 회사 측 관계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골프를 접대했다는 등의 의혹이 불거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영월군이 주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한 상동숯마을도 시범운영 두 달 만인 지난달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영월군은 1단계로 92억원을 들여 상동읍 내덕리 2만9608㎡ 부지에 숯가마 30기를 설치해 지난 8월 준공했다. 숯가마는 주민주식회사인 ㈜숯마을에서 위탁운영을 맡아 두 달간 시범적으로 숯 21t을 생산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 13t의 숯을 판매했을 뿐이다. 숯 가격도 중국산의 영향으로 1㎏에 1600~1800원에 불과해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영월군은 숯 가격이 3000원대로 회복될 때까지 상동숯마을 운영을 주민회사 대신 전문 업체에 맡길 계획이다. 영월군은 숯가마를 활용한 찜질과 부대시설 등 2단계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이지만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기획재정부 지적에 따라 사업비를 62억원에서 33억원으로 축소한 상태다.

 영월군이 강원랜드 지정기탁금 62억원 등 총 82억원을 들여 상동읍 천평리 국도변 4387㎡ 부지에 짓고 있는 상동온욕센터도 최근 영월군의회로부터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태백산 입구에서 센터까지 승용차로 20분 거리여서 등산객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상훈 상동읍 번영회장은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추진 중인 각종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상동읍은 대한중석이 한창 가동되던 1970년대 말 인구가 3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산 텅스텐에 밀려 이 회사가 1994년 1월 문을 닫으면서 인구가 급속히 줄기 시작해 현재는 인구 1000여 명의 작은 폐광촌이 됐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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