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아직 불편한 입력장치|정상은<중앙전산원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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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람은 귀로 듣거나 눈으로 보거나 하여 외계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탁상계산기는 사람이 키를 눌러 줌으로써 자료를 계산기 내부에 입력시키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에 어떤 일을 시키려 할 때에도 우리는 시켜야할 일의 대용을 컴퓨터에 가르쳐주어야 한다.
컴퓨터에는 인간이 작성한 데이터를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0과 l로 표현되는 전기신호로 바꾸어 기내에 받아들이도록 하는 장치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는데 이것을 입력장치라고 부른다.
컴퓨터에 데이터를 입력시키는 방법으로 초기에는 구명뚫린 종이테이프를 읽어내는 방식이나, 구멍 뚫린 카드를 읽게 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지금까지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이 작성한 원시자료를 펀치(punch)기로 구명을 뚫은 다음 만들어진 종이테이프나 카드를 입력시켜야 하기 때문에 불편이 많다. 천공도중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걸리며 가격도 비싸서 별로 권장할 만한 것이 못된다.
따라서 원시자료를 그대로 컴퓨터가 읽어 줄 수 있는 방식을 연구한 결과 문자를 직접 읽을 수 있는 OCR와 MICR 등이 개발되었고 마크판독방식도 고안되었다.
OCR는 「광학적 문자 판독장치」라 불리는 것으로 그림1과 같은 활자를 갖춘 타이프라이터나 기타의 인자기로 작성된 입력매체에 빛을 비추어 반사되는 광물판독하여 데이터를 읽어주는 장치다. 근래에는 인간의 손으로 기입한 글자까지도 판독할 수 있는 것이 출현되고 있지만 아직은 글자 종류의 제한과 기입방법의 어려움 등이 많아 실용화되지는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연구 개발이 기대되는 장치다.
MICR는 「자기잉크 문자판독장치」를 말하는데 데이터가 유통과정에서 더러워 졌을 경우 OCR로는 판독이 곤란하다는 점을 보완한 장치다. MICR는 자성을 띤 잉크를 사용하여 그림2와 같은 문자를 찍고 일종의 자기 헤드를 사용해 판독한다. 주로 은행에서 발행하는 수표의 분류 등에 이용되고 있는데 수표나 어음전용 MICR는 매분 약2천4백장 정도를 읽어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를 위한 예비고사 답안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마크(mark) 판독장치」라 부른다. 카드나 종이 위의 해당하는 항목에 손으로 마크를 기입하면 그것을 광학적 또는 자기적인 방법으로 컴퓨터가 읽어내는 장치다. 마크판독장치는 각종 시험 답안지나 앙케트조사 혹은 기업 등의 현장에서 데이터를 직접 작성하는 경우에 편리하여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입력방식은 매우 다양화되고 비교적 편리하게 되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불편이나 제한이 따른다. 더구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의 눈부신 진보에 비하여 너무나 처리속도가 늦어 아직도 입력장치의 문제는 컴퓨터 이용의 커다란 애로점으로 남아있다.
더구나 현재로서는 획기적인 입력방식이 개발될 전망도 없는 형편인데 이와 같이 컴퓨터의 모든 기능 가운데서도 유독 입력기능만이 별다른 진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컴퓨터의 패턴(pattern)인식력이 부족한 때문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기술의 급속한 진보에 힘입어 은행의 온라인 예금처리나 항공기의 좌석예약시스팀 등에서 보는 것과 같이 입력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타이프를 치듯이 키보드를 조작하여 여러 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데이터를 입력시키는 방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 입력반 위에 놓여진 견출판에 다수의 데이터 항목란을 두고 입력 펜으로 접촉시켜 데이터 항목을 한꺼번에 입력시키는 키세트(key set)식 입력장치도 많이 보급되고 있다.
이 경우는 견출판만 바꾸면 별개의 다른 데이터 항목의 입력도 가능하여 기업에서의 판매, 경리사무, 병원의 진료비 계산사무 등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그밖에 한자를 입력시킬 수 있는 장치나, 사람의 음성을 직접 이해할 수 있는 입력장치들도 계속 나타나고 있으나 현재는 극히 제한된 분야에서만 이용될 뿐 실용화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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