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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 속에 기암과 동굴 많아-팔봉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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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강원도 홍천군 서면을 흐르는 홍천강의 상류가 팔봉산을 품에 안고 있다. 해발 3백29m의 자그마한 산. 산의 둘레래야 고작 4㎞ 남짓하지만 기암괴석과 송림으로 가득 찬 웅자는 설악산의 일부를 떼어다 놓은 것 같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탄성과 드릴을 가득 채워준다. 이름 그대로 8개의 암봉이 사이좋게 어깨동무라도 하고 있는 듯한 이 산은 넓은 정원에 들어찬 정원석과도 같고, 수반 위에 놓여있는 수석으로도 착각할 것 같은 첫 인상을 풍긴다. 또한 팔봉산을 휘어 감고 흐르는 청류의 홍천강은 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특히 여름철의 피서지를 겸한 산행지로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티없이 깨끗하게 펼쳐진 모래 밭 위에 텐트를 치고 하루쯤 야영을 하면서 수영과 낚시를 즐기거나 직접 어항을 놓아 물고기매운탕을 곁들인다면 선경과 강심에 매료된 자신을 더욱 푸짐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우선 산행을 하자면 강을 건너야 한다. 전에는 나룻배가 있어 도강이 가능했지만 지난 해 5월12일 대형 익사사고 이후 나룻배가 없어져 불편을 겪고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으로 사고를 당한 해 11월 대통령의 하사금과 군의 예산으로 제1봉 쪽에 팔봉교를 건설 중에 있는데 현재 80%의 공정을 끝내고 늦어도 6월말께 개통되리라 한다.
이곳은 경작민은 물론, 광판중학교 학생들, 팔봉리와 어유포리·춘천 등을 잇는 첩경로로서 이용도가 높은 곳. 장마철에 물이 불면 도강이 불가능해 산행은 물론, 주민들의 발을 묶어버린다. 때문에 이 팔봉교의 건설은 그 중요도가 매우 크다.
산행은 제2봉 우측계곡에서 시작되는데 10분쯤 오르면 약수암터가 나온다. 날씨가 아무리 가물어도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이곳 샘터는 마른적이 없다. 이곳에는 칠성당이라는 기도원이 있었다.
여기서 10여분을 더 오르면 정상인 제2봉이 나타난다. 정상에 매점을 겸한5평 정도의 휴식처(?)가 있는데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차라리 육각정 정도의 정자라도 세운다면 억지로라도 미관상 좋을법 한데….더구나 바로 옆에는「팔봉산 후토신령과 칠성칠군의 신」을 모신다는 사당이 고사목 사이에 끼여있다.
이는 허가 난 건축물인지 자연풍치에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같아 못내 아쉽다.
제1봉은 암벽등반을 강요하기 때문에 일반산행에서는 오르기가 곤란하고 이곳에서부터 직선으로 이어진 제8봉까지의 산행이 시작된다.
산은 작으나 가파른 암봉으로 이어져 위험부담이 강요되지만 근래에는 홍천군의 배려로 위험이 따르는 곳에 철사다리를 설치하여 조심성 있는 산행이라면 누구나 아기자기한 산행을 맛볼 수 있다. 자칫 부주의하면 깊은 벼랑이 용서를 안 한다.
몇 곳에 산재되어 있는 동굴을 통과할 때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같은 동심에 젖기도 하지만 워낙 비좁은 동굴이기 때문에 배낭을 맨 채로 통과하는 것은 곤란하다. 가능하면 배낭은 도강하기 전에 매점에 맡기든가(팔봉교가 개통되면 상관없지만)도강 후 취사를 할 경우에는 배낭을 집결시켜 돌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4, 5봉 사이에서 하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마지막 제8봉의 하산길이 아기자기하므로 될 수 있으면 8봉까지의 종주등반을 하는 것이 좋겠다.
8봉을 하산하면 하얀 모래사장이 나온다. 만약 비가 와서 물이 많이 불게 되면 이곳을 피하고 제7봉에서 우측 강변 쪽으로 하산해야 안전하다.
참고적으로. 이 산에 산재되어 있는 주요 암봉과 동굴을 소개하면 용마굴·장사굴·백운대·은선암·현선암·귀암 등이 있다.
산행 소요시간은 약2시간30분.
직장인의 경우 하오1시에 퇴근해서도 춘천에서 어유포리행 하오6시5분의 막차를 이용하면 큰 부담 없는 1박2일의 산행을 택할 수 있다.
안내 등산회에서는 1일 코스의 산행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이용함이 편리하다.

<숙박시설>
여관은 없고 어유포리와 팔봉산 입구 상점과 민가에서 편의상 제공하는 민박이 가능하다.

<교통편>
▲열차=특급(청량리역-춘천역)소요시간=2시간·요금=l천1백원·첫차=8시22분·막차=17시22분(4회운행),완행(성북역-춘천역)소요시간=2시간30분·첫차=4시30분·막차20시30분(13회 운행·약1시간 배차)
▲직행버스(동마장 시외버스터미널-춘천)소요시간 2시간, 요금 1천3백30원, 첫차 5시10분(10분 배차),막차 20시30분
①춘천-팔봉산(소요시간 l시간10분, 요금 5백40원)※신남 방면과 모래재를 경유하는 두 길이 있는데 격차로 배차된다(8회 운행).7시20분, 9시40분, 11시, 12시20분, 13시50분, 15시, 16시30분, 18시5분
②홍천-팔봉산(소요시간 l시간)(2회 운행)10시, 18시
박융길(한국산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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