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투기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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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장 여인 사건 이후 갈 데를 잃은 돈들이 안전하고 수익성이 높은 채권시장에 몰림에 따라 심한 상권투기현상이 예상되고 있다.
77∼78년 때의 부동산 투기와 비슷하다.
회사채 등을 사기 위해 미리 증권회사에 돈을 맡겨두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회사채의 발행금리는 17·5%이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익률도 16%선.
은행금리 (1년만기 정기예금 12·6%)보다 훨씬 유리하니까 서로들 채권 사두기 경쟁을 벌이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수익률이 높다는 채권시장은 소액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 큰손들의 전유물이다.
돈 백만원을 들고 증권회사를 찾아가 채권을 사달라고 부탁하다간 망신당하기 따 알맞다. 최소한 천만원 단위는 되어야지 말상대를 해준다.
증권거래법 상에는 분명히 채권의 최소거래단위가 10만원이상으로 규정되어 있는데도 소액거래는 서류 만들기만 귀찮다고 증권회사직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아파트 업자들의 소형서민아파트는 외면한 채 마진이 좋은 대형호화 아파트만 짓겠다는 경우나 똑같은 속셈이다.
관계당국은 공개적인 거래가 아닌 상호간의 내약에 따른 통장거래가 대부분이라고 시인하고 소액거래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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