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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한풀 꺾이나…강남·분당 매물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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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올 들어 후끈 달아올랐던 서울 강남권, 경기도 분당.용인 등지의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매매가격도 일부 떨어지는 추세다. 일부 지역에선 매매가와 호가의 차이만 점점 벌어지는 양상이다. 때문에 국세청은 기준시가를 정할 기준이 되는 매매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실토한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거품을 우려하는 금융계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상승세를 이끌던 서울 강남권과 분당.용인 등지의 주택시장 기세가 한풀 꺾였다. 자취를 감췄던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다주택자에 대해 세무조사가 시작된 데다, 8월 말 나올 부동산안정대책을 앞두고 매수세가 끊겼기 때문이다. 매물 부족 속에 한 달에 1억원씩 호가가 오르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3930가구)는 최근 매물이 20여 개 쏟아졌다. 매매가도 떨어져 36평형은 지난달 중순 13억원까지 거래됐으나 최근 이보다 1억원 싼 급매물이 나와 있다.

판교발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분당 정자동 P주상복합의 경우 매물 10여 개가 나왔으나 거래는 안 된다. 용인시 신봉동 J공인 관계자는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싼값에 매물이 나오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분당구청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하루 평균 30~50건이던 주택 거래량이 이달 들어 평균 6.5건으로 80% 정도 줄었다. 송파구 역시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17~18건에서 이달엔 8.5건에 그치고 있다.

성종수 기자

국세청 "거래 뜸해 가격산출 어려워" 기준시가 인상 유보

"부르는 값(호가)만 높게 형성돼 있을 뿐 기준시가의 기준으로 삼을 만한 거래가 거의 없다."

국세청이 이런 이유를 들어 서울 강남, 경기도 분당.용인 등 최근 값이 크게 오른 지역의 아파트 기준시가(시가의 80%선)를 이달 초 상향 조정하려던 계획을 잠정 유보했다.

김호기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은 11일 "최근 이들 지역에 대한 거래가 매우 적어 매매사례 가격이나 거래 가능 가격 등 대표성 있는 가격을 산출하기 어려웠다"며 "최근 형성된 호가 위주의 가격만으로 기준시가를 확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이 크게 오른 시점의 아파트값을 기준시가로 고시하면 비정상적인 가격을 정부가 공인하는 셈이 된다"고 덧붙였다.

건설교통부가 강남.서초.송파.등 서울 강남 4개 구와 경기도 분당.용인 지역 30개 단지 60개 평형에 대한 주택시장을 점검한 결과 실제 매매가와 호가 차이는 5월 27일 평균 4300만원에서 6월 28일 5400만원으로 벌어졌다.

김창규 기자

금융연구원, "금리인상·집값하락 대비해야" 은행·개인들에 경고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개인들과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 가능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1일 '가계대출 소비자 및 은행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 증대'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에도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과 고유가, 원화 절하 등에 따른 물가불안 요인, 실물경기에 대한 금리 영향력 저하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저금리 추세에 따라 시장금리 연동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의 72%(5월 말 기준)를 차지해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는 바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가격 억제정책에 따라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커져 은행은 담보가치 하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병윤 연구위원은 "집값까지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 가계는 대출을 줄이고 은행은 부실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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