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사 보도는 타 종교 세력의 불교 음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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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닦는 "수경사" 승려
버려진 아기 10여명을 데려다 키운 미담 사례로 방송에 수차례 소개됐으나 실상은 아동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알려지자 조사 도중 달아났다 8일 오전 강원도 철원에서 체포된 한 승려가 조사 도중 눈물을 닦는 듯 손을 눈가로 가져가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수경사 예비여승 남모(52)씨가 아동학대 행위를 했다는 방송보도와 관련해 "수경사 스님에 대한 보도는 불교의 발전과 불교의 역사관을 저해하려는 세력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불교언론대책위는 10일 성명을 내고 "수경사 스님에 대한 보도는 (종교적인 배경이 있는)악의적인 것"이라 비난하고 나섰다.

13명이나 되는 어린이를 돌보는 선량한 여승을 타종교를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음해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책위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검찰이 4차례나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기각한 것을 꼽았다.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어린 아이를 50℃의 물 속에서 목욕을 시키겠느냐"며 "50℃가 넘으면 화상이 문제가 아니라 생명까지도 위험한 일인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어린이 학대 의혹을 일축했다.

'수경사에서 돈을 받고 아이들을 입양시켰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이들은 "아이들을 외국으로 팔아먹으면서 버젓이 아동 복지의 이름을 다는 기독교 단체가 있는 것이 웃지 못할 우리 사회"라면서 "그러한 집단에 대해서는 꿀먹은 벙어리가 (수경사에 대해) 편파적인 보도를 하는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의문을 표했다.

대책위는 이어 "출가해 자신만을 위해 수행하면 그만인 수경사 스님은 13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면서 "(수경사 보도는) 일부 타종교를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불교를 음해하기 위해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린 아이를 학대하고 인신매매를 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사실이 아닐 경우 방송국에 책임이 있고, (다른 종교를 위해) 거짓으로 봉사를 한 이들은 사실대로 고백해 자신의 죄를 참회하라"고 말했다.

수경사를 둘러싼 의혹을 보도했던 SBS 박상욱 PD는 그러나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경사 보도에) 종교적인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말도 안된다"면서 "왜 종교 얘기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취재 과정에서 이미 조계종 관계자들에게 (취재 배경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도 이같은 불교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누가 진실인지'는 "방송사에서 불교를 죽이려고 한 짓이라는 말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종교적 갈등을 부각시키기 전에 왜 방송에서 수경사를 다루었는지 생각해보라"고 촉구했다.

한편, 조계종 측은 "(이날 성명을 발표한) 불교언론대책위와 조계종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조계종은 수경사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아직 내지 않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검토 중"이라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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