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중간선거 막강한 상원 위원장 누가 되나

중앙일보

입력

미국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되며 승자독식 원칙에 따라 집권 민주당을 제치고 모든 상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꿰차게 됐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으로서는 정책 추진을 위해 의회와의 타협이 불가피해졌다. 공화당이 북한을 포함한 외교 안보 정책과 건강보험·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강경파인 걸 고려하면 오바마의 정책도 더 오른쪽으로 수정할 필요가 생겼다. 국민을 대표하는 하원과 달리 50개 주를 대표하는 상원은 파병과 고위직 관료 임명 동의, 조약 승인 등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따라서 행정부와 의회가 2009년 오바마 집권 이후 보여온 것처럼 이념을 앞세워 극한 대립할 경우 국정 운영은 파행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상원을 이끌 다수당 원내대표는 미치 매코널 의원이 맡는다. 상원 상임의장은 부통령이지만 형식적 직위일 뿐 실질 권력은 다수당 대표가 갖는다. 4일 켄터키주 선거에서 예상외로 손쉽게 승리한 매코널은 “대통령도 나도 하루 아침에 세계관을 바꿀 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는 주요 이슈에서 공조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분위기는 오바마와의 협력보다는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수 유권자 운동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잠재적 대선 주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오바마의 개혁· 경제 정책을 거부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여론 조사로 뒷받침되고 있다.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의 75%가 “오바마 행정부는 주요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64%는 “고위직을 물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정책에서 강력한 권한을 갖는 상원 외교위원장은 밥 코커 의원(테네시)이 내정된 상태다. 매파인 그는 오바마의 유약한 대외 정책이 미국의 국제 지위를 떨어뜨렸다며 미 정부가 국제 문제에 적극 개입하라고 주장한다. 코커는 오바마가 북한·이란의 핵 개발 저지에 소극적이고,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라크·시리아 세력 확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실패했다고 비판한다. 그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한 만큼 미국의 외교정책은 더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공화당은 이제 오바마 행정부와 책임을 공유하게 됐다”며 사안에 따라 협력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코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더 확대하고 미 정부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더 목소리를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장은 존 매케인 의원이 유력하다.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와 경쟁한 매케인은 한국을 심대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우방으로 보고 한미 동맹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또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에 반대하며 압박과 제재를 활용한 대북 강경 노선을 지지한다. 그는 최근 “오바마 집권 이후 미국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잃고 있다"며 미국이 국제 사회의 지도국으로서 국제 사태에 강력 개입하라고 권고했다.

오바마의 핵심 개혁 정책인 건강보험법과 관계 있는 상원 중소기업위원장은 데이비드 비터 의원(루이지애나)이 예상된다. 비터는 오바마의 건강보험 개혁으로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졌다며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상원 환경·공공사업위원장은 제임스 인호페 의원(오클라호마), 교육위원장은 라마르 알렉산더 의원(테네시)이 될 전망이다. 인호페는 환경 파괴 위험에도 유정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알렉산더는 교육 자율성을 확대하라고 말한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