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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 친한파와 한인 의원 성적은

중앙일보

입력

33세 한국계 정치 신인 로이 조(한국명 조동휘)의 미 의회 입성 꿈은 결국 무산됐다. 이번 선거의 유일한 한국계 후보였던 조씨는 4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43%를 득표, 6선의 공화당 스콧 개릿(55.7%) 의원에 패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듬해 미국으로 가족들과 이민을 갔다. 백인이 90%가 넘고 소득 수준이 높은 공화당 강세 지역을 첫 선거무대로 택한 조씨는 1년 5개월간 선거 유세를 벌였다. 선거구 조정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다수 유입되고 100만 달러 가까운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등 막판 상승세를 탔으나 정치 거물을 꺾진 못했다. 그는 낙선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더 있었으면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극복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계 연방의원은 1993년부터 3선을 지낸 김창준 전 의원 이후 아직까지 배출되지 못했다.

친한파 의원들의 모임 ‘코리아 코커스’ 의 공동 의장인 제임스 인호프(공화ㆍ오클라호마)는 68%를 득표하며 무난하게 4선에 성공했다. 또 다른 의장인 마크 베기치 상원의원(민주ㆍ알래스카)은 재선에 도전했으나 힘겨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베기치는 한국인 전문직 비자법안 확대의 의회 통과 등을 주도해왔다.

‘코리아 코커스’ 하원 공동 의장인 제럴드 코널리(민주ㆍ버지니아)는 56.9%를 얻어 무난히 4선에 성공했다. 상대 후보는 ‘탈북자들의 대모’ 로 불리는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로 친한파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북한 인권운동가로 잘 알려진 수잔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동해병기 결의안 상정을 내걸었지만 의회 입성에 실패했다.

북한 제재 법안 마련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에드 로이스(공화ㆍ캘리포니아), 그레이스 멩(민주ㆍ뉴욕)과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석방 촉구 운동을 벌인 찰스 랭글(민주ㆍ뉴욕)도 가볍게 당선 고지를 넘었다.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하며 대표적 친한파 연방의원으로 꼽히는 마이크 혼다(민주ㆍ캘리포니아) 의원은 같은 당 후보인 인도계 변호사 출신의 로 칸나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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