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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윈난성 8만 명 커피 재배 … 스타벅스도 원두 사러 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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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차(茶)의 나라’ 중국이 커피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중국 젊은이들이 차 대신 커피를 찾는 게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커피의 주요 생산지는 중국 차의 고향으로 알려진 윈난성(雲南省)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아라비카 커피는 온두라스나 과테말라산 커피와 유사한 부드러운 맛과 과일 향을 지니고 있어 네슬레와 같은 유럽 커피 제조사들이 수입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에 커피 원료를 수출하고 있는 중국 현지 업체는 2005년 147곳에서 현재 2000여 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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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슬레는 1980년대부터 윈난성 농부들에게 커피 재배법을 전수하고 그들이 생산하는 커피 원두를 수입하고 있다. 현재 윈난성에서는 8만여 명의 농부가 차 재배를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우터 데스메 네슬레 중국지사 커피농업서비스팀장은 “중국산 커피 원료 수입이 급증하면서 2012년 기준으로 윈난성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수입은 같은 면적에서 차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나 볼카페 같은 국제적 커피기업들도 원재료를 조달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합작투자 등의 형태로 베트남과 라오스·미얀마와 인접한 윈난성에 법인을 세우고 있다. 스위스의 커피 무역회사인 볼카페는 최근 중국의 시마오 아라비카즘 커피사와 합작 투자형태로 현지 법인을 만들어 윈난성 커피 원료 수입에 나섰다. 스타벅스는 2012년 윈난성에 있는 아이니 그룹과 합작사를 세워 커피 원료 수입을 하고 있다. 윈난성의 커피 수출업자인 지지 청은 “ 최근 윈난성 커피 원료에 대한 국제 무역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커피 시장은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평균(2%)의 7배가 넘는다. 현재 중국의 연간 1인당 커피 소비량은 5잔이다. 그러나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는 20잔을 넘는다. 1998년 60㎏들이 13만 7000포대에 불과하던 중국의 커피 수출은 2012년에는 110만 포대로 8배가 늘었다. 이는 전 세계 커피 수출량의 1%로 코스타리카의 수출량과 같은 수준이다. 2012년 700억 위안(약 12조2700억원) 규모였던 중국의 커피시장은 10년 내 2조~3조 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커피 관련 제품은 2011년 274억 위안에서 지난해 994억 위안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807억 위안에 달한다. 2012년 말 현재 중국에는 1만 3600여 개의 커피숍이 있고 소비량은 연 12만t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아시아의 대표적인 커피 생산국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 이들 국가의 커피는 대부분 인스턴트 커피 원료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이다.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 등에 주로 이용되는 아라비카 커피는 1880년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해 중국에 들어왔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부드러운 과일향 지닌 아라비카
네슬레 등 유럽 커피제조사 몰려
커피 농사가 차 재배 수입의 2배
소비시장도 10년 내 500조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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