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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토끼 수출안돼 고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유망수출품목으로 한 때 붐을 이루었던 렉스트끼(사진)의 양토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키워놓아도 판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렉스토끼의 모피는 밍크털에 못지 않은 최고급. 털길이가 재래종의 절반인데다 4배이상 촘촘히 나있어 촉감과 광택이 뛰어난 것이 그 특징이다.
키우기도 어렵지 않고 사육비용도 보통토끼와 비슷하다. 그래서 일반농가들도 비싼값(10만∼15만원)을 감수하고 렉스토끼를 사다가 키워왔지만 정작 사주는 사람이 없어서 고민일 것이다. 기대했던 수출도 안되는데다 국내소비 역시 시원치 않다.
렉스토끼가 좋다하니 앞을 다투어 키우기만 했지 어떻게 팔지에 대해서 전혀 준비가 없는 상태다.
75넌 이후 프랑스·스페인등 원산지로부터 수입해온 렉스토끼의 종토수는 모두 7백97마리.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것은 3만여마리다.
최소한 1년에 2번 새끼를 낳고 한번에 5마리 이상 낳을 수 있는 번식력을 감안한다면 지금쯤은 수십만 마리가 되어야 했을텐데도 이처럼 적은 것은 안 팔리는 토끼를 잡아먹은 결과다.
전국 종토업자나 양토농가나 눈앞의 일확천금만 기대했지 실제 어떻게 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확보하는 가에는 까막눈들이었다.
그러나 양토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처럼 시작이 잘못되어서 그렇지 지금이라도 수출과 사육을 연결시켜주고 모질에 따라 제값을 받아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내면 아직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들이다.
종토업자 김관준씨(태흥농가대표·경기도 부천시 중동 625) 는 『무턱대고 수출수출할 것이 아니라 렉스모피의 질에 따라 알맞은 제품개발을 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급코트류 뿐만아니라 질이 좀 떨어지는 모피를 이용해 핸드백이나 숭용차 시트·침구커버·모자·숄 등 다양하게 제품을 개발할 경우 수출폭도 넓어지고 모피이용도도 훨씬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종토 1마리에 10여만원씩 하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5만원에서 안정되고있다.
또 태흥농장 등 일부에서는 단순한 종토분양 이외에도 회원제를 도입해 렉스의 대량양토를 도모하고 있다.
농수산부 관계자들도 종토값이 안정되고 판로만 개발된다면 매우 유망한 농가부업이 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전국 농가들이 마음놓고 렉스토끼를 사육할 수 있도록 수출업자들이 수출에 알맞은 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열어주는 일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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