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말 1사 만루에「마의 4구」배재 자멸부산 극적 역전승 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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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교야구의 열풍을 몰고있는 제16회 대통령배 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는 대회 이틀째인 27일 지난해 준우승팀 천안 북일고가 3회 말 고교야구사상 한 이닝 최다 연속안타 기록인 7연속 안타를 봇물이 터지듯 작렬시키면서 선제 3득점으로 기선을 잡아 동산고를 5대 1로 뿌리치고 2회전에 안착했다. 막강타력의 천안 북일고는 에이스 안성수가 동산고 타선을 단 2안타로 침묵시킨 데다 4회 말 1번 조용호가 대회 제1호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수훈으로 낙승을 거두고 29일 12시 반 지난해 결승에서 맞붙었던 군산상과 1년만에 설욕의 한판을 펼치게 됐다.
또 이날 신일고는 전원안타의 기록을 세우면서 장단 14안타로 심석종고에 9-1 8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29일 10시 동대문상과 8강 진입을 위한 격전을 펼치게 됐다.
한편 26일의 첫날 1회전에서 서울예선 우승팀인 배재고는 부산의 우승팀 부산고와 대회 첫 연장전을 벌이는 접전을 벌였으나 10회 말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로 결승점을 허용, 4-3으로 분투를 삼켰다.
세광고도 장단 15안타를 작렬시켜 휘문고를 13-0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1회전의 관문을 쉽게 뚫었다.

<북일 5-1 동산>
천안북일고는 강속구의 안성수가 마운드에서 동산고의 타선을 2안타 1실점으로 막은데다 3회 말 연속7안타로 3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천안북일은 3회 초 선두1번 조용호가 우전안타로 나간 뒤 스릴을 기도하다 아웃됐으나 2번 임학빈이 좌월 2루타, 3번 조양근이 좌전안타, 4번 정청문이 중전안타를 터뜨려 선제 2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5번 김광윤을 타석에 두고 2루의 장창문이 무리하게 3루를 훔치다 횡사했다.
그러나 천안 북일고는 5번 김광윤의 우월 3루타에 이은 6번 김명주의 좌전 적시타로 또다시 1점을 가산, 3-0으로 기선을 잡았다.
천안북일고의 3회 연속7안타는 고교야구사상 한 이닝 최다 연속안타기록이기도 하다.
천안북일은 4회 말 선두 1번 조용호가 동산고 선발 최용남의 제2구를 강타, 우측펜스를 넘기는 1백 10m의 대회 제1호 솔로홈런을 폭발시켜 대세를 결정지었다.
조용호는 이날 4타수 4안타 1타점의 맹타를 보였다.

<신일 9-1 심석종>
신일고는 4회 초 4번 장광일의 우월 2루타를 비롯한 집중 4안타와 4구 1개를 묶어 대거 4점을 뽑아냄으로써 승부를 결정지었다.
신일고는 8회 초에도 3번 길홍규의 2타점 좌월 3루타 등 3안타를 집중시켜 3점을 보태 8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었다.
심석종고는 신일고의 선발 김한중 김광겸(6회)에 눌려 5회 말 9번 대타 김지수의 3루타로 겨우 1점을 뽑아 영패를 모면했다.
신일고는 1, 2회에서 심석종고 선발 오인근의 두뇌피칭에 말려 주자를 내보내고도 병살타와 후속타자의 불발로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하다 3회 초 선두 8번 김대중의 3루타와 9번 방정근의 우익수 앞 땅볼로 기선을 잡았었다.

<부산 4-3 배재>
9회까지 3-3. 대회 첫 연장전에 들어간 배재고는 10회 초 2사 후에 1번 신용섭의 4구에 이어 2번 송정렬의 중전안타로 2사 1, 2루에서 회심의 1타를 기대했으나 믿었던 3번 류상헌이 삼진으로 무릎을 꿇어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반면 위기를 넘긴 부산고는 10회 말 1사 후 7번 김종석, 8번 김헌수가 연속안타로 나가고 9번 현남수의 3루 앞 보내기번트가 내야안타가 되면서 1사 만루를 맞았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분의 이 순간에 완루한 배재고 김정문 투수는 먼저 스트라이크 2개를 잡고도 볼카운트 2-1에서 부산고 1번 황윤태에게 연속 3개의 볼을 허용, 정신을 잃은 듯 탈진상태에서 마운드에 주저앉고 말았다.
배재고는 1회 초 2사 1, 2루에서 투수인 5번 김정문의 주자일소 2타점 좌월 2루타로 기선을 잡았고 3회 초에도 1번 신용섭의 좌월 2루타에 이은 4번 노찬엽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태 3-0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저력의 부산고는 5회 2번 류동효와 6회 7번 김종석의 좌중월2루타로 각각 1점씩을 뽑아내 추적에 불을 당겼다.
사기가 오른 부산고는 8회 말 적실과 보내기번트로 만든 2사 2루에서 8번 김헌수의 깨끗한 우전 동점타로 3-3으로 따라붙었다.
안타 수에서도 부산고가 12-6으로 우세.

<세광 13-0 휘문>
세광고는 3회 초 집중5안타와 사구 2개로 5점, 그리고 4회 초에는 집중5안타와 사구 1개로 또다시 4점을 추가함으로써 승부를 결정지었다.
세광고는 선발 박희종이 4회까지 단 2안타로 휘문고 타선을 묶어 10-0으로 승부가 결정나자 좌완 송진우를 내세웠으며 송진우도 무안타로 경기를 마무리, 예상 밖의 대승을 거두었다.
휘문고는 이날 김호석·이명섭 (3·4회) 이정섭 (4회) 박인왕 (5회) 등 4명의 투수가 5번이나 교체되면서 장단 15안타를 얻어맞고 13실점, 투수 난조로 자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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