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와 교사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이 확인되어 인사조치되었다.
이런 일로 교수가 인사조치된 것은 이것이 처음이라고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지금 우리 교육계에 심대한 파문을 던지고있다.
사실상 교육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전체에 심각한 충격을 준 사건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왜냐하면 오늘의 우리사회 거의 모든 개인과 가정이 교육과 관련되어 있으며 크게는 국가사회의 미래도 거기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 충격은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지금까지 우리의 교육계가부조리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또 일면으로 알면서 눈감아왔던 교육계 부조리가 처음으로 문제로서 제기되고있다는 사실이다.
그문제의 처리로서 앞으로 정부가교육계 부조리를 정말 이성적이고 순리적인 방법으로 척결할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이 사건이 표면화하면서 누구나 느끼게되는 것은 우선 착잡하고 괴로운 감상이겠으나 사건이 표면화된 이상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태수습은 가강 절실할수 밖에 없다.
그것은 이 사건으로 해서 교육계전체를 매도하며 질책하자는 뜻도 아니며 그렇다고 교육계의 특수성을 인정해서 거기에서 뿌리를 박고있는 부정과 부패의 소지를 그대로 두어야한다는 뜻도 아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교육계의 부조리는 과거 우리사회의 부정·부패풍속의 산물이다. 그런만큼 교육계의 염결을 사회와 분리해서 강조한다는 것은 블공평한일이다.
그러나 교육계의 부조리자체를 정당화할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교육이 바르고 교육계의 풍토가 깨끗해야 거기서 배우는 우리 자녀들이 올바르게 성장할수 있고 그로해서 우리사회의 정의도 이룩될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육계 부조리를 척결하고 교육풍토가 쇄신되어야한다는 바람은실로 너무나 고대되는 일일밖에 없다.
정의사회구현과 사회정화를 부르짖는 오늘의 국가시책 아래서 교육계 부조리척결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명분아래 이루어진 이번 인사조처는 어느 면에서 일벌백계의 시범이 아닐수 없다.
사실에 있어서 우리의 학교교육은 금품수수와 관련하여 위기에 놓여있음이 분명하다. 학부형들이 학교를 방문하거나 교사들이 가정을 방문하는 일이 바로 금품수수와 연관되고 혹은 오해되는 불행한 사태로까지 발전한것이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그로해서 교사들은 떳떳지 않고 학생들은 교사를 존경은 커녕 비웃게 되며 학생들 사이에도 시기와 질시로 서먹서먹한 상황이 오늘 학교교육의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랑과 믿음의 교육은 불가능하고 정의와 염결의 도덕관은 배양될수 없다.
그것이 분명한 이상 금품거래로 인한 학교교육의 부조리는 마땅히 제거되어야 한다.
이왕 이번 조처가 사회에 공개되고 정부가 부조리척결을 공언한 이상 그것은 실천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럴 때에도 지적해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교육인에 대한 처우개선이 이 기회에 이루어져야겠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교원의 봉급체계는 타직종에 비해 현저히 불공평하다. 총승급기간도 너무 길다. 교육대학출신자가 최고봉까지 이르는 기간은 무려 35년이다. 일반공무원의 최고봉이 평균20년, 일반법관의 최고봉이 15년정도 걸리는것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30년을 교육계에 근무한 국민학교 교장의 월봉급이 군공무원인 중령봉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것은 또 일반기업체의 10년근무자와 맞먹는것이다.
교원초임을 외국과 비교해 봐도 우리는 일본의 3분의1, 자유중국의 2분의1밖에 안된다. 호주에 비해서는 무려 10분의1에 불과하다.
이것은 근본적인 문제다. 봉급체계가 사회적 지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자본주의경제체계 아래서 우리가 교육가의 봉급체계를 낮게 둔다는것은 부당한 일이다. 프랑스의 경우는교사봉급이 간·정사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는것도 참고되어야겠다.
이점에서 오늘 교육계부조리가 일으킨 인사파동은 우리사회에 심각한 충격과 우려를 주는것에 틀림없으나 오히려 이를 계기로해서 우리교육계가 부조리를 일소하고 밝고 맑은 분위기속에 활기를 되찾을수 있게 된다면 불행중 다행이라할 것이다.
그점에서 우리교육계의 시련을 극복하는 지혜와 용기를 새삼 강조하며 아울러 정부의 획기적 정책적 배려를 당부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