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환율 상승에 자동차 업종 기지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환율이 다시 증시의 주요 재료로 등장했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자 관련 수혜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040원선을 넘어섰다.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전기전자.조선.화학 등 수출을 많이 하는 업종의 주가가 탄력을 받는다. 제품 값이 낮아져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라 밖에서 원재료를 많이 사오면서 수출을 적게 하는 음식료.철강.항공 등에는 악재다. 달러로 표시된 외화 빚이 많은 기업들도 환율 상승은 부담이다.

환율 수혜주 중에선 자동차 업종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4일 현대자동차가 1200원(2.05%) 오른 5만9700원으로 마감했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2~3% 대의 오름세를 보였다.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차가 3분기 이후에 환율 상승의 덕을 톡톡히 볼 것이란 보고서를 일제히 쏟아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고유가가 악재지만, 유가가 10% 오르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4% 주는데 비해 환율이 10% 오르면 경상이익이 15% 증가한다"며 '비중확대'의견을 유지했다.

세종증권은 그동안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 우려로 대형주들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내수주.중소형주들이 오름세를 주도했으나, 환율 하락 기조가 마무리되면서 대형주 주가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이 증시 주도주의 교체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증권사 임정석 연구원은 "올들어 유로화와 엔화는 각각 달러에 대해 12%와 9%씩 올랐고 원화도 뒤늦게 상승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며 "미국 달러화 가치가 단기적으로 바닥을 찍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준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