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나 아쉬운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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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24)가 LPGA 투어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4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글래드스톤의 해밀턴팜스골프장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에서 이미나는 마리사 바이아누(콜롬비아)에 1홀 차로 졌다.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강호들이 추풍낙역처럼 떨어지는 매치플레이 특유의 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64명 중 47번 시드의 이미나와 60번 시드의 바이아누가 결승을 벌이는 진풍경이 나왔다. 이미나는 침착했고 경기는 나무랄 데 없었지만 바이아누의 샷감이 워낙 좋았다.

"매치플레이에서는 뜨거운(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이긴다"고 말했던 바이아누는 투어 8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이미나 보다 20야드 정도 긴 드라이브샷을 똑바로 쳤고 아이언샷은 대부분 핀 주위에 떨어졌다. 결정적인 퍼트는 대부분 홀에 집어 넣었다.

바이아누는 이미나와 버디 공방전을 벌이다 13,14번 홀을 연속 버디를 잡으며 3홀 차로 앞서나갔다. 이미나로서는 4홀을 남기고 3홀을 뒤져 거의 희망이 사라진 상황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15,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한 홀차로 줄였으나 거기까지였다. 이미나는 17번, 18번 홀에서 파에 그쳤고 결국 바이아누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미나는 상금 30만달러를 받아 상금 랭킹 45위에서 10위권으로 올라섰다.

이미나는 8강전에서 팻 허스트(미국)을 1홀차로, 16강전에서는 리셀로테 노이만(스웨덴)에 2홀을 남기고 3홀을 이겼다. 32강전에서 킴 사이키(미국)를, 64강전에서는 한희원(휠라코리아)에 승리를 거뒀다.

이미나는 2003년 미국에 건너가 2부투어에서 뛰다가 올해 처음 LPGA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2002년 국내투어에서 상금왕.신인왕.최고선수상을 휩쓴 실력파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을 놓쳤지만 US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김주연처럼 또 다시 돌풍을 일으킬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나는 지난 5월 강지민이 우승했던 코닝 클래식에서 준우승하면서 LPGA 투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바이아누는 상금 50만 달러를 받았다. 3위는 웬디 워드, 4위는 캔디 쿵이 차지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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