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선철군·후협상」종용 주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워싱턴=김건진특파원】포클랜드점령분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헤이그」미국무장관의 서틀디플러머시(왕복외교)가 극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런던을 방문한 「헤이그」장관은 「대처」영국수장으로부터 『선철군·후협상』카드를 받아 10일 붸노스아이레스에서 「갈티에리」아르헨티나대통령과 대좌했다. 아르헨티나측은 『선함대철수·후철군』안을 제시,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피차 해상봉쇄→전쟁으로 치닫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 포클랜드사태의 평화적타결을 원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물론 아직까지 양국이 전쟁준비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나 「헤이그」장관이 아르헨티나측의 평화안을 휴대하고 다시 런던에 도착해 양측의 조건을 조정하고 붸노스아이레스 재방문 가능성이 높아짐으로써 미국행정부의 평화중재가 성공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미국정부가 시도하는 해결방안은 첫째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에서 철군을 함으로써 우선 무력충돌를 방지하고 둘째 앞으로의 협상을 통한 해결전망이 신빙성을 부여하기위해 철군과 협상개시의 「시한」을 설정하며 세째 분쟁당사국들을 모두 안심시키기위해 유엔같은 국제기구의 관리나 병력을 포클랜드에 파견한다는 것등으로 요약할수 있다.
이같은 미국시나리오의 기조는 포클랜드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주권」은 인정하되 영국은 이 군도의 「행정권」을 맡게한다는 것이다.
이런 해결책에 대해선 영국과 아르헨티나 모두가 관심을 보이고있다. 그러나 주권문제를 놓고는 현재 양국은 여러가지 형태의 득실을 계산해보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주권문제 해결방안은 홍콩형과뉴헤브리디즈형등 2가지다.
홍콩형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은 인정하되 영국은 장기임차형식으로 홍콩의 행정을 도맡는것으로 사실상 식민지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뉴헤브리디즈형은 영국과 프랑스가 서로 주권을 공유하는 형태다.
포클랜드에서는 이형태가 점점 매력적인 것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그이유는 그 일대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 소문대로 쏟아져 나올경우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그 이익을 반반씩 나눠 가질수 있다는 현실적인 계산때문이다.
1년전만해도 아르헨티나는 홍콩형에 관심을 보였으나 1천8백명의 포클랜드주민들이 영국주권을 찬성하는바람에 지금은 아르헨티나정부도 홍콩을 그리 달갑게 보지 않고 있다.
반면에 뉴헤브리디즈형은 포클랜드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미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만일 아르헨티나가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할경우 남미각국의 동정적인 반응을 계산한다면 미국의 남미정책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데 20년이상이 걸릴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분쟁 조정을위해 전력투구 하고있는 미국의 노력이 성공할가능성은 높은것으로 워싱턴과 유엔의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