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데이터, 미국 증시 행복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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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 완화가 끝나면서 시장에선 달러 도취감(Euphoria)이 사라지고 금단증상이 시작될까. 이 의문을 풀 수 있는 지표 하나가 있다. 바로 ‘증시 행복지수’다. 정식 이름은 주가 지속성 지수(Consistency Indicator)다. 최근 5년 새에 주가가 상승한 달과 떨어진 달의 비율(이동평균)을 의미한다. 2이면 주가가 오른 달이 떨어진 달보다 2배 많다는 얘기다. 이 지수가 높을 땐 시장 참여자들이 행복하기 때문에 행복지수라고 부른다. 반대 지수는 주가 변동성을 보여주는 공포지수(VIX)다.

역시 양적 완화(QE)의 힘은 강했다. 최근 행복지수는 3에 이르렀다. 금융위기 전인 2007년 10월 미국 등 글로벌 주가가 치솟았다. 그때에도 행복지수는 2.5에도 이르지 못했다. 행복지수 3은 닷컴거품 절정기와 비슷하다.

미 증시의 행복감이 가장 높았던 시절은 대공황 직전이다. 재즈시대 또는 요란한(Roaring) 20년대라 불리던 때다. 그때 주가가 오른 달이 떨어진 달보다 5배 정도 많았다. 시장 참여자들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더 나아가 도취감에 취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929년 10월 주가가 붕괴했다.

요즘 행복지수가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QE가 낳은 도취감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QE 종료 이후 행복지수는 어느 정도나 떨어질까에 모인다. 블룸버그는 “많은 전문가가 2 이하로 떨어진다는 쪽”이라고 전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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