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고사 형식 대학에 일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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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제한적인 기여입학제를 허용하고 논술고사 형식도 대학에 일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학총장들의 모임에서 제기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0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전국 4년제 대학총장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5년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총장들은 올 초부터 자신들이 직접 분야별로 참여해 활동해 온 대학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산하 7개 분야별 위원회의 활동 결과를 보고받고 주제별 토론회를 열었다.

대입제도 개선위원회는 결과 보고를 통해 "기여입학제를 전면 허용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시기상조지만 기여금의 용도와 입학자격 강화 등 문제가 될 만한 점을 보완한다면 대학 발전을 위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의 학생 선발권 강화와 관련 위원회는 "교육 당국이 고교등급제와 본고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지원자에 대한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해 논술고사의 형식을 대학에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고사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식의 논술고사를 통해 학생 선발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평생교육 차원에서 대학입시 적령기가 지난 사람들을 입학시킬 수 있도록 정원외 무시험 전형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일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지역균형발전위원회에서는 권역별로 경쟁력 있는 지방대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우선 배정해 지방 인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국가고시와 정부투자기관의 취업, 대학입시에서 지역할당제를 의무화하거나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총장들은 분야별 위원회의 결과 보고를 바탕으로 세부 논의를 진행한 뒤 7월 1일 대정부 건의사항을 채택할 예정이다.

한편 교육부는 세미나에서 제시된 의견들과 관련해 기여입학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여입학은 헌법의 기본정신이나 교육기본법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부정입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본고사 형식의 국.영.수 지필고사가 아니라면 다양한 형식의 논술고사는 지금도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쿨 지역 균형배분 문제에 대해서는 시설과 교육과정 등 인가 기준을 심사할 때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에 고르게 배분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교육부 측은 밝혔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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