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989년 돼서야 관인지도에 독도 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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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2년에 발행한 오키섬 행정지도(일본 국토지리원(上)). 오키섬이 관할한다던 독도는 어디에도 없다. 89년에 발행한 지도(下)엔 처음으로 독도(화살표 부분)를 오키섬의 행정구역 내에 그려 넣었다.

일본 정부가 국가기관이 제작한 관인지도에 독도(일본명은 다케시마)를 자국의 영토로 기재한 것은 1989년부터였다는 게 확인됐다. 17세기 중반부터 88년까지 일본 정부가 작성한 각종 관인지도에 독도는 아예 기재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호사카 유지 세종대 일어과 교수가 30일 발매한 월간 넥스트 7월호 '일본 관인지도에 독도가 없었다'라는 기고문에 함께 게재한 관련 지도들을 통해 밝혀졌다. 독도가 오랫동안 자국 영토였다는 일본 측의 주장이 허구임을 입증하는 유력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도 문제를 연구해 온 호사카 교수는 "일본 정부 기관인 국토지리원은 독도를 시마네(島根)현 부속 도서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88년까지 관인지도에 넣지 않았으며, 이듬해인 89년에 이르러서야 독도를 오키섬 행정지도에 명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 국토지리원이 82년에 발행해 88년까지 사용한 관인 '오키섬 행정지도'엔 독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사진 참조>

호사카 교수는 기고문에서 1889년 당시 일본 정부의 육지측량부가 발행한 오키섬 행정지도에서부터, 1989년까지 100년 동안 발행된 관인지도에 이르기까지 연대별로 14장의 지도를 분석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이 실효지배의 결정적 증거가 되는 관인지도에 독도를 명기하지 않은 것은 1988년 이전까지 독도를 일본 영토로 영유할 의지가 없었음을 분명히 나타내는 증거"라며 "따라서 현재의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일본이 다시 증명해 준 것"이라고 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정부가 1989년에 들어서야 독도를 전국지도에 넣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지난 82년 유엔이 채택한 '유엔해양법조약(영해는 12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200해리로 규정한 국제적 합의)'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양 영토를 확장하려는 제국주의적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월간 넥스트=김유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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