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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새 기술 '양2', 공인 여부 놓고 갑론을박 가열

중앙일보

입력

한국 기계체조 간판스타 양학선(한국체대)이 개발한 최고난이도 신기술 '양학선2'(이하 양2)가 국제 공인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에 휘말렸다. 이달 초 양학선이 중국 난닝 세계선수권 당시 '양2'를 시도한 것을 국제체조연맹(FIG)이 인정하느냐가 변수다.

대한체조협회의 한 관계자는 29일 전국체전 기계체조 남자부 단체전이 열린 한라고 체육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달 초 난닝에서 양학선이 '양2'를 시도해 최고난도 점수인 6.4를 받은 건 이 기술이 심판진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 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FIG 남자 기술위원회에서 '양2'가 정식으로 기술명단에 이름을 올릴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양2는 도마를 옆으로 짚으며 도약해 세 바퀴 반을 비틀어 착지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개발자인 양학선도 아직까지 국제대회에서 완벽하게 소화한 적이 없다. 양학선은 난닝 세계선수권에서 1차 시기에 양2를 시도했으나 착지 과정에서 넘어지며 손을 짚어 7위에 그쳤다. 협회 관계자는 "양학선이 실수를 저질러 기술수행 점수가 크게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기술 자체를 시도한 것은 분명하며, FIG도 이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체조협회의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제심판을 역임한 이호식 체조협회 전무 또한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사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인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신중론을 폈다. FIG가 '양2'에 대해 난도 6.4를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난이도가 매우 높은 새 기술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일 뿐, 그 기술의 이름이 '양2'로 확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무는 "똑같은 구성을 다른 선수가 먼저 성공시킬 경우 그 선수의 이름이 붙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전무는 "기술의 공인 여부는 철저히 FIG의 고유 권한이며, 기술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대한체조협회는 난닝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양2'를 공식 기술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FIG에 제출한 상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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