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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김벽사<부산시 해설운구 반송동 24의38>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무거운 저 안개 속의
칼칼한 겨울 숲이
싱싱한 불빛으로
깃을 털고 파닥인다
넉넉히
하늘을 채울
말씀으로 흔들린다.
한 생각 또 한 생각
어둠의 깊은 껍질을 벗고
큰 별 작은 별의
그 아득한 꿈을 찾아
다시금
발돋움하는
목이 마른 그루터기.
고단한 저 뿌리들이
일제히 눈을 뜬다
바람에 휘어져서
삭신이 아픈 나무들도
푸른 그
샘물을 올려
나이테가 고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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