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곰' 래리 워커, 이대로 끝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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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자 래리 워커(3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야구 인생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캐나다 출신 최고의 타자로 올스타 5회, 골드글러브 7회, 타격왕 3회, 정규시즌 MVP, 홈런왕 등등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은 워커지만, 흐르는 세월과 잦은 부상으로 이제는 그의 날카로운 방망이를 내릴 시기가 가까워 오고 있다.

목 부상으로 지난 6경기에 결장했던 워커는 30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부터 다시 출장할 예정이지만, 부상이 완벽하게 치유된 것이 아닌데다가 '종합병원'이라 불릴만큼 부상 부위가 너무 많아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팀의 배려로 두 경기를 뛰고 한 경기에 휴식하는 방식으로 기용될 전망이지만, 존 메이브리(34) 다구치 소(35) 헥터 루나(25) 등의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너무 뛰어나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것도 버거운 실정이다. 따라서 워커가 대타나 백업 요원으로 기용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고, 심지어 트레이드 마감시한 이전에 행보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워커도 "난 꽤 좋은 선수였고, 예전처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팀의 승리에 기여하겠다. 우리팀에서 내가 꼭 홈런이나 장타를 칠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며 한풀 자신감이 꺾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후반기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세인트루이스로 둥지를 옮긴 워커는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지만 올해에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타율 .247, 7홈런의 평범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과 같은 기량을 보여줄 수 없다면 선수 생활 연장에 연연하지 않겠다"라고 누누히 밝혀온 워커이기에 이번 복귀에서 확실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올시즌이 그의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팀내 최고연봉(1260만달러)을 받고 있고, 현재 성적과 앞으로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한 워커에게 내년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1600만달러의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과연 '붉은 곰' 워커는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며 그라운드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인가.

미국 세인트루이스 = 김용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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