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고 김무학 8강 만루축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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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비온 뒤의 그라운드는 더욱 파랬다. 10대의 청춘은 싱그러웠고, 그들의 함성은 뜨거웠다. 고교 야구는 파릇파릇한 승부를 벌이며 동대문야구장을 온통 초록으로 도배했다.

나흘째를 맞은 제37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KTF 협찬)는 30일 무려 11개의 홈런이 터진 가운데 8강 진출팀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주고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속초상고를 9-4로 눌렀고, 광주동성고는 공주고에 3-2로 역전승해 8강에 올랐다. 인천고는 전통의 강호 경기고를 4-3으로 꺾었고, 중앙고는 청주기공고를 9-7로 따돌리며 8강에 합류했다.

◇경주고 9-4 속초상고

김무학의 대회 첫 만루홈런을 앞세운 경주고가 속초상고를 손쉽게 꺾었다. 경주고는 1회초 김무성.김무학.임준혁의 타선이 폭발하며 3득점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2회말 속초상고는 상대 수비 실책과 이태양의 2루타로 2점을 만회, 3-2로 추격전을 벌였다. 4-2로 앞서던 경주고는 9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준우가 내야안타로 1점을 추가하자 5번 타자 김무학이 1사 만루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광주동성고 3-2 공주고

양팀은 1회에서 1점씩 뽑은 뒤 평행선을 달렸다. '0점 행진'은 6회로 접어들자 '홈런 대결'로 돌변했다. 6회초 공주고 이상근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1점홈런을 터뜨리며 2-1로 균형을 깨자, 광주동성고는 6회말 이원석의 좌월 1점홈런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4번 타자 김주형이 2루타로 찬스를 만들자 박정환이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밥상'을 차렸고 김다원의 희생 플라이로 김주형을 불러들여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인천고 4-3 경기고

인천고는 최성우와 김순겸이 각각 쏘아올린 1점홈런으로 7회초까지 3-0으로 앞서 나갔다. 고전하던 경기고의 방망이는 7회말에야 살아났다.

정세영의 유격수 앞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온 뒤, 2사 2.3루에서 3번 타자 박대중의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인천고는 연장 분위기가 감돌던 9회초 1사 1.2루에서 3번 타자 이재원이 3루수 옆을 빠지는 2루타를 때려 결승점을 뽑았다.

◇중앙고 9-7 청주기공고

중앙고는 1회전에 이어 2회전에서도 홈런 네개를 터뜨리는 막강 화력을 뽐냈다. 중앙고는 상대 투수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1회초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올렸다. 3회초에는 2사 후 김재호의 1점홈런, 신동천의 2점홈런으로 4-0으로 앞서 달렸다.

5-3으로 앞선 6회초에는 김지수, 6-3으로 앞선 8회초에는 이희근이 각각 솔로포를 터뜨렸다.

청주기공고는 1학년생 정범모가 5회말 3점홈런, 9회말 2점홈런을 때리며 맹추격했으나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태일.김종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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