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구 유고집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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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소설가 이문구씨의 마지막 산문집 '까치둥지가 보이는 동네'(바다출판사)가 출간됐다.

이씨가 타계 직전 출판사에 넘긴 원고 뭉치 중 44편을 추린 산문집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썼던 것들로, 각종 지면을 통해 공개됐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자리에 모아놓고 나니 특유의 해학과 심지 굳은 마음자리가 생생하게 느껴져 이씨를 지척에서 보는 것 같다.

'불목하니의 불타령'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잘때는, 별로 득될 것 없는 재주를 가진 덕분에 내빈으로 초대된 농민단체의 총회나 상가.환갑 잔칫집에서 불만 때주다 돌아온 일을 밝히고 있고, '까치둥지가 보이는 동네'에서는 '길조' 까치가 농작물을 해친다 하여 까치둥지 씨마르는 줄 모르고 박멸운동을 펼치는 세태의 변화를 꼬집었다.

'모닝커피 시대의 추억'에서는 모닝커피를 시키면 커피에 날계란 노른자를 넣어주던 1970년대 다방의 '고객만족형' 서비스를 알게 된다.

출판사는 44편을 주제별로 나눴다. 1부 '지상의 마지막 불목하니'는 인생론을, 2부 '결혼식장에 간 동리 선생'은 문학.문단계의 에피소드를, 3부 '고개 들어 세상 보니'는 세태풍자를, 4부 ''꼭한' 사내 '똑한' 여인'은 토속어에 대한 애정 등을 각각 다뤘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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