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역도 사재혁 체전 3관왕…인천AG 노메달 부진 만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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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역사' 사재혁(제주자치시청)이 인천 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아쉬움을 전국체전 3관왕으로 씻어냈다.

사재혁은 28일 제주 영평동 신성여중·고 체육관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역도 일반부 85kg급에 출전해 인상과 용상·합계 등 세 부문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해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재혁은 첫 번째 과제인 인상에서 160kg을 들어 가볍게 1위에 올랐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171kg)에는 못 미쳤지만, 함께 출전한 17명의 기록 중 가장 뛰어났다. 이어 시도한 용상에서는 1차시기에 출전자 중 유일하게 200kg을 들어올려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사재혁은 2차시기에 한국 신기록(212kg)에 1kg을 추가한 213kg에 도전했지만, 바벨을 드는 과정에서 수술한 오른팔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경기를 포기했다. 사재혁은 인상과 용상을 합쳐 순위를 정하는 합계 부문에서도 360kg으로 1위에 올라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터뷰에 임한 사재혁은 "여전히 오른팔 상태가 좋지 않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훈련을 10번 정도 밖에 못했다. 후배들이 열심히 해 다소 무리했던 것 같다"면서 "힘들 때 나를 받아준 팀(제주자치도청)에 대한 고마움도 있고, 마침 제주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대회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77kg급에 출전할 때와 비교하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내년에는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재혁은 간판선수로서 느끼는 책임감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았다. "냉정히 말해 내가 은퇴한 이후에는 역도에서 주목 받는 선수가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한 그는 "역도계는 분명히 잘못 돌아가고 있다. 나도 힘든데 후배들은 어떨까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답답해했다.

근래 역도계는 일부 임원진의 일방통행식 행정, 현장에 대한 지원 부족, 실력 있는 지도자들의 이탈 및 일부 지도자들의 성추문 등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제주=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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