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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합시다(18)비타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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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금부터 약l백년전. 각기병을 연구하고 있던 네덜란드의 의사「크리스티안·에익만」은 연구용으로 사육하던 닭이 각기병과 비숫한 증세로 죽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여러가지 상황을 조사한 끝에 병원의 취사책임자가 환자용 백미를 사료로 주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후 사료를 쌀겨와 현미로 바꾸어 주자 닭은 다시 건강해졌다. 이에 자극받은「에익만」은 동인도지역 감옥에 있는 죄수 30만명을 상대로 각각 백미와 현미를 공급하는 실험을 해보았다. 그결과 백미를 주식으로 먹은 죄수들은 현미를 먹은 죄수에 비해 각기병에 걸린환자가 무려 3백배에 달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1907년「에릭만」과 동료「그레인스」는 쌀겨에 건강유지에 필요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 물질이 바로 비타민B. 그후 비타민에 대한 연구는 눈부시게 진행되어 이제는 A·B·C·D등 20여종의 비타민이 발견되었다.
덕성여대학장 유정렬박사(식품영양학) 는 『비타민이란 극히일부를 제외하고는 체내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으나 미량으로도 인체의 영양상태를 지배하는 유기물』이라고 정의한다.
비타민L(피리독신)나 비타민K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비타민은 식품섭취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음식물을 골고루 규칙적으로 섭취한다면 비타민결핍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 유박사는 말한다.
80년 한강성심병원 임상영양연구소의 전세열실장팀이 전국11개지역 주민1천3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바에 의하면 비타민L (리보플라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비타민섭취는 영양권장량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비타민의 새로운 효용이 밝혀짐에 따라 비타빈의 개념도 바뀌는 상태에 있다. 비타민은 크게 나누어 지용성 비타민과 수용성 비타민이 있다. 비타민이 기름에 녹아 흡수되는 지용성 비타민은 비타민 A·D·E·K등이 있으며 물에 녹아 흡수되는 형태인 수용성 비타민으로는 비타민은 B1·B2·B6·B12·C와 나이아신등이 있다.
이중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비타민C와 토코페롤이라고도 불리는 비타민E.
비타민C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라이너스·폴림」박사에 의해 감기의 예방 및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학설이 제기된이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비타민C의 주요한 결핍증상은 괴혈병. 그러나 요즈음 비타민C는 감기뿐 아니라 혈관강화,암의 예방등 갖가지 효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과정에 있다.
이밖에도 비타민C는 항암작용을 돕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대의대 김승원·박상철교수팀(생화학)에 의해 비타민C는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의 하나인 니트로소아민의 체내합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암의 예방효과가 있음이 규명되었다.
비타민C의 1일 권장량은 남자성인의 경우 55mg. 비타민C는 과일류 푸른채소류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1백g당 비타민C 함유량은 밀감35mg, 딸기80mg ,시금치65mg등으로 하루에 밀감2개정도만 먹으면 여유있게 충당할 수 있다.
그러나 비타민C는 파괴되기 쉬운 물질로 조리 때 상실되는 양이 50%정도에 이른다. 더욱이 정신근로자나 애연가, 임신·수유부등은 비타민C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 일반인보다 많은양의 비타민C를 보충해 주어야 한다.
비타민E도 노화방지기능이 밝혀지는 단계에 있다. 흔히 토코페롤로 불리는 비타민E는 최초에 밝혀진 항불임기능 이외에 강한 항산화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노화방지 및 동맥경화등 순환기질환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전세열실장은 『비타민E는 자체산화가 쉽게 이루어져 다른물질의 산화에 필요한 산소를빼앗는 결과가 된다』며 『따라서 체내에 축적된 불포화지방산, 또는 생체막지질의 과산화현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체내에 생성된 과산화지질은 주로 뇌신경조직과 심장에 달라붙어 노화를 촉진시키는 물질.
전박사는 『따라서 비타민E의 항산화작용은 노화방지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E의 1일소요량은 약10mg. 식물의 배아유에 많이 들어 있다. 소맥배아유의 경우 1백g당 l백∼3백mg정도, 콩기름은 10∼40mg, 참기름은 20∼30mg정도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유박사는 『비타민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비타민을 영양제로 오인, 마구 먹어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비타민A·D등 지용성비타민의 남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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