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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잡힌 미테랑 개혁정책|총선에도 결정적 타결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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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랑스지방의회 선거에서 사회당을 중심한 「좌파」가 패배함으르써 사회당정부의 개혁정책은 국민의 신임을 얻는데 실패했다.
21일(2차투표)로 끝난 지방의회선거에서 좌파가 패배한 것은 지난 14일의 1차투표때 야당에 뒤져 의석을 많이 빼앗긴데다 1차투표에서 종전선거때의 평균 20%득표율에 크게 못미치는 15.87%의 득표로 참패했던 공산당이 2차 투표에서도 13.66%로 저조, 좌파전체의석확보전략에 차질을 빚은 때문이다.
사회당의 경우 1·2차 투표를 통해 29.71%, 35.04%의 단일정당 최고득표율을 기록, 프랑스 제1당의 위치를 지켰지만 현「미테랑」정부가 좌파연립으로 구성돼있어 공산당을 비롯한 여타좌파세력의 퇴조는 개혁정책추진에 적신호로 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명목상의 기관에 불과했던 종전의 지방의회와 달리 곧 발효예정인 새지방분권법이 지방의회의장에게 지사의 권한을 부여하는 등 지방의회의 기능과 권한을 대폭 확대해 놓고 있어 정치실무적 차원에서도 종전의 지방선거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 이 선거에 열을 올리지 않아 왔던 여야가 유독 이번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가름하는 대통령 및 하원총선 이상으로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던 것도 이 같은 까닭에서다.
좌파의 패인은 전문가들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석되고 있으나 좌파정부시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전방위적 불만」의 결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특히 야당의 주장처럼 『문제의 해결보다는 더 많은 문제를 확산시키고 있는』「미테랑」사회당정부의 국유화정책 ▲79년 11.8%, 80년 13.6%에서 81년 14n%로 늘어난 인플레 ▲지난 1년간 20.2%의 증가를 보여 2백만명을 돌파한 실업자문제 ▲사회보장 확대를 위한 자원확보를 위해 단
행한 부유세신설 및 각종세율인상 등의 세제개혁 ▲82년과 83년 각각 1천2백억프랑 및 2천3백억프랑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 ▲국제경쟁력약화로 인한 기업의 침체 ▲농촌지원금융의 이자율인상과 농산물가격불안정에서 기인하는 농민들의 불만고조 등이 우선 구체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당초의 집권공약과 달리 ▲낮게 책정된 최저임금(SMIC)의 인상폭과 ▲노동시간 단축문제 등이 공산당지배하의 노동자총연맹(CGT)등 노조의 불만을 사고있으며 ▲재정적자로 예상되는 공무원 처우개선, 교욱공무원임금인상 및 농민보조의 어려움 등도 좌파패인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정부의 개혁정책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하나 폴란드사태에서 보인 공산당의 뜨뜻미지근한 입장, 헌법위원회의 국유화법안에 대한 1차위헌판결, 지난 l월17일의 하원보궐선거완패, 노조입김으로 해고당한 것으로 여겨지는 후생성고위관리의 권총자살사건, 경찰인사파동, 「자크·시라크」파리시장에 의해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됐던 「가스롱·드페르」내무장관에 대한 유죄판결 등 좌파정부출범 후 점철됐던 일련의 「사건」들 역시 좌파의 패배를 불러온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집권좌파조차 지방선거 1차투표를 앞두고 이번 선거가 좌파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 투표적 성격을 갖는 중요한 테스트』라고 강조, 승리를 자신했던 만큼 지방의희선거의 패배는 좌파에겐 뼈아픈 상처가 아닐 수 없다.
21일 2차 투표결과 우파의 승리가 확질해진 직후 야당측이 ▲『정부시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실망의 표시』<「자크·시라크」공화국연합(RPR)의장> ▲국민들이 사회·공산당정부에 대한 엄격한 재판을 하는데는 단10개월도 필요 없었다. 투표결과는 정부에 대한 준엄한 경고 <「장·르카뉘애」프랑스민주연합(UDF)의장>라고 즉각 대정부목소리를 높이고 정부의 개혁정책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물론이다.
1천5백개 선거구에서 우파 단일후보를 내세우는 등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우익진영이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권토중래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지금의 승세를 83, 84년의 시·군의회선거와 86년의 총선까지 밀고나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된다.
1차투표에서 72%의 지지를 얻어 당선한 「지스카르」전대통령의 정계복귀로 우익야당의 지도자경쟁을 예상하는 일부 견해도 있으나 이 같은 견해는 시기상조로 86년 총선때에나 부각될 문제로 봐야할 것 같다. 「조르지·필리우」체신장관 「로베르·오몽」 하원의원 「미셸·뤼구」상원의원 「쟝·베르나르」상원의원등 당중진의 낙선으로 사회당은 더욱 우울하지만 『프랑스의 제1당은 여전히 사회당』(「리오넬·조스팽」당수)임을 강조하는 사회당이 투표결과에도 아랑곳 않고 개혁정책을 수정하거나 속도를 늦출 생각이 「주호도」없음을 분명히 하고있고 공산당도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하원선거』라며 이번 선거결과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음을 역설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예상 밖으로 좌파정부는 개혁정책을 종전보다 훨씬 강경하게 추진할 공산도 크다.
결국 이번 선거는 좌파정부의 강경파와 우파의 지방정부장악에서 초래될 여야마찰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각 지방의호회는 앞으로 지사의 기능을 대신할 의장선거를 24일 갖는다. 지금까지의 지방의회세력분포는 95개성중 58개성을 좌파가 장악했으나 이번 선거로 좌파는 37개성에서의 우세만으로 그치게 됐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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