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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상인이 몰려온다] 12. '빅터' 대학생 사장 이우승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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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직장인 가운데 투잡(두가지 직업) 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처럼 대학생도 전자상거래 같은 사업을 할 수 있다. 특히 두달간의 여름방학은 자기 사업을 시작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시기다." 옥션 등 인터넷상에서 빅터라는 브랜드로 자동차 용품을 팔아 월 2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학생 사업가 이우승(27.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4.사진)씨.

㈜빅터 글로벌의 어엿한 사장으로 서울 삼성동의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갖고 있는 그는 "인터넷 사업은 일정 수준의 토대를 닦아 놓기만 하면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밤시간에 주문을 챙기는 등 꾸준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인터넷상에서 차 핸들커버.컵 홀더.와이퍼 등 250가지의 용품을 '4개에 9900원'이라는 파격적 방식으로 팔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호주에서 중.고교를 나온 그는 일본의 자동차 용품 체인(오토 박스)에 납품되는 용품들이 대부분 2년이 지나면 매장에서 밀려 창고 신세가 되는데 이런 재고들이 제조업체의 명성 때문에 일본에선 더 이상 팔리지 않는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이런 제품들을 제조원가의 50% 수준에서 넘겨 받아 '4개에 9900원' 등에 팔고 있는 것.

이씨는 "제품을 거의 땡처리 가격으로 수입하기 위해선 각 물품에 대해 최소 1000개에서 많으면 5000개의 전량을 매입해야 한다"며 "이 물량들을 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과 함께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도 뚫었다"고 말했다. 이씨를 포함해 종업원이 5명인 이 회사는 현재 월 3000만원인 오프 라인 매출이 까르푸.월마트에서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8월 이후 월 2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온라인 판매 수수료가 매장 판매에 비해 훨씬 낮은 점과 관련해 온라인에 특별 가격 상품을 여럿 내놓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 제품에 대해 환불 및 교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씨는 사업의 몸집이 커지면서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는 게 고민이다. 그는 "경제학 전공자로서 사업을 통해 실물 경제를 체험할 수 있는 점은 좋지만, 솔직히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학점 관리를 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이미 2002년 첫 창업한 회사를 1년 만에 접은 경험이 있는 그는 대학생들에게 "인터넷 창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으나 인터넷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 국내 도매상에서 물건을 떼다 팔아선 성공하기 어렵다"며 "국내 총판이 없는 해외 브랜드를 접촉하거나 해외의 저가 재고 상품을 찾아내 자신만의 독점 상품을 파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글=이영렬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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