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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들 우주유영도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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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인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가 오는22일 제3차 비행에 나서 각종 과학실험 및 아마추어 과학자들의 우주실험을 수행한다. 이번 3차 비행은 과학실험을 중점으로 한 마지막 시험비행이며 7월로 예정된 4차 비행은 주로 군사장비실험을 하는 콜럼비아 호의 마지막 시험비행이 된다. 따라서 이번 3차 비행으로 콜럼비아호가 과연 우주왕복선으로 적합한가 아닌가 하는 결론이 내려지며 OK가 나면 상업비행의 길을 열게된다. 이미 우주왕복선의 화물운반의뢰는 84년까지 일정이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도 88년 서울올림픽을 대비한 통신위성 운반에 콜럼비아호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콜럼비아호의 3차 비행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아본다.
3차 비행의 비행사는「재크·루스머」와 「고든·플러튼」인데 이들은 아마추어 실험을 위한 12마리의 꿀벌 및 36마리의 나방과 함께 7일간 지구궤도를 선회하게 된다.
선회 중 비행사들은 태양을 관측하고 우주환경을 탐색하는 6가지의 과학실험을 실시한다. 우주환경조사를 위한 주요임무는 ①우주선에 의한 자장 변화 측정 ②컴퓨터로 왕복선의 특성 체크 ③우주의 미립자 추적 등이다.
일종의 방사선인 우주선측정은 태양의 활동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으로 장기간 우주에 체류할 때를 대비, 실시하는 것이다.
또 1, 2차 비행 때는 시행되지 않았던 비행사의 우주유영도 검토되고 있다.
NASA(미 항공우주국)의 한 관계자는『지난 2차 비행 때의 각종 자료를 분석, 우주유영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번 임무 중 재미있는 것은 아마추어 연구가가 의뢰한 장치를 운반, 우주실험을 하는 일.
NASA당국은 지난해 아마추어 연구가들을 위한 우주실험내용을 공모했는데 이중 10개 과제가 선택되어 첫 과학실험이 어루어진다. 행운을 잡은 사람은 미국 미네소타주 사우드랜드공립고교의 학생인「토드·넬슨」군(18)이다. 「넬슨」군은 무중력 상태에서 곤충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12마리의 꿀벌과 나방을 손가방 만한 상자에 넣었다.
비행사들은 곤충상자를 비행4일째에 우주선내부 벽에 걸어두고 무중력 상태에서 곤충의 날개움직임과 행동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는다.
「넬슨」군은 『곤충들이 어떻게 적응할지 알 수 없다』며 『다만 나는데 아주 적은 에너지만 소모되며 방향감각이 헛갈릴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중력은 곤충의 방향감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이다. 나방과 꿀벌이 선택된 것은 이들이 몸집과 날개의 비가 서로 크게 달라 상이한 반응이 예상되는 때문이다. 36마리의 나방 중 12마리는 번데기로, 이 가운데 한 마리 정도는 고치에서 나올 것으로 보여 무중력상태에서 첫 행동이 무엇이 될지 자못 흥미 거리가 되고있다.
한편 7월로 예정된 4차 비행은 주로 군사장비실험비행으로 전투기정찰위성인 틸루비호가 우주공간에 운반되고 레이저 우주무기의 조준 및 추적장치실험이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의 상용비행이 시작되는 11월의 5차 비행에서는 미국과 캐나다의 통신위성이 운반된다. 또한 오는 6월에 제작이 완료돼12월쯤 처녀비행을 떠나는 우주왕복선2호기 첼린저호는 7명의 남녀우주인이 탐승할 수 있다. 첫 비행에는 3명의 우주인과 인공위성을 운반하게 된다.
앞으로 우주왕복선의 궁극의 목표인 우주기지건설을 위해서는, 콜럼비아호와 같은 우주선이 6∼12대 가량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NASA의 왕복선 제작계획을 보면 3호기 디스커버리호, 4호기 아틀랜티스호가 제작중이고 5호기의 제작계획이 나와있다.
디스커버리호는 83넌12월, 아틀렌티스호는 85년3월에 첫 발사될 예정이다. 왕복선은 86년9월까지 총78회 발사되는데 25회가 미 국방성의 화물을 운반한다.
이밖에 NASA가 세우고있는 장기계획 중에는 ▲85년까지 우주공간에 대형천체망원경운반▲90년까지 유인우주기지건설 ▲2천년 대에 태양광발전소건설 등이 있다.
천체망원경은 왕복 선에 실려 지상 6백km상공에 설치되는데 대기나 먼지의 영향은 받지 않아 지상보다 50배나 선명하게 별들을 관측할 수 있다. 덕분에 관측대상이 되는 별이 지금보다 3백50배로 늘어난다.
대규모 우주기지건설은 85년에 착공, 90년에 완공될 것이다.
이 우주기지에는 8명의 우주인이 거주하는 우주주택, 인공위성이나 로키트 수리공장, 의약품 및 신재료제조공장, 우주발사대 등을 갖추게된다. 건설비용은 50억∼1백억 달러로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막대해 NASA당국은 국제적 사업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NASA는 이미 구주우주국(ESA)·캐나다·일본의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시작했다.
우주왕복선의 실용이 본격화되자 최근 미국에서는 민간기업이 위성을 사업용으로 발사하거나 우주왕복선을 사들여 우주화물운송사업에 쓰려는 움직임이 있다. 휴스턴의 스페이스 서비시즈사는 오는 8월1일 NASA에서 1백만 달러를 주고 구입한 고체연료엔진으로 위성을 발사할 계획으로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각종 지상위성이 많이 자리잡고 있는 고도2백4Okm 지구궤도에 화물을 운반한 뒤 다시 로키트를 추진, 고도 3만5천8백km의 정지궤도까지 상업적으로 우주화물을 운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프린스턴의 STC사는 10억 달러에 왕복선을 사들여 우주화물선으로 쓴다는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이렇게 되면 우주공간이 만원이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특히 통신위성이 몰려있는 적도상공의 정지궤도는 더욱 혼잡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적도에 위치한 일부 국가는 자국상공에 대해 점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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