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자재 속 예술 DNA를 찾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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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호 20면

Untitled(2012), Bronze, 250x75x60cm

조각가 정현(58·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은 재료의 본질에 천착한다. 청동 거푸집에 사용된 철근을 용접해 만들어낸 ‘인체’에는 울퉁불퉁한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종이 위에 콜타르를 이용해 그려내는 나무에는 번들대는 대지의 에너지가 묻어있다. 쇠 찌꺼기를 부수는데 사용되는 16t 짜리 쇳덩어리 파쇄공은 흥미롭다. 자석으로 25m까지 들어 올려졌다 떨어지는 과정에서 파쇄공은 닳고 깨지고 줄어들어 무게가 절반으로 깎였다.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는 우리의 삶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 7점과 드로잉 70여 점을 볼 수 있다.

정현 개인전 10월 15일~11월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문의 02-720-1524

글 정형모 기자, 사진 학고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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