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vs 카를로스 'Lee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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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카고 컵스의 경기에서 컵스의 1루수 데릭 리(29)는 홈런 2방 포함 4타수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로써 데릭 리는 22홈런으로 메이저리그 단독선두에 나섰으며, 타율을 .395로 끌어올려 4할 타율에 육박하게 됐다. 데릭 리는 타율과 홈런 이외에도 안타(105) 출루율(.475) 장타율(.737) 장타(47) 총루타(196)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데릭 리는 3타점을 추가해 64타점째를 올렸음에도 메이저리그 타점선두를 탈환하지 못했다. 1위인 밀워키의 좌익수 카를로스 리(29)가 시즌 20호 2점홈런을 날려 66타점을 기록했기 때문. 데릭 리의 '메이저리그 통합 트리플크라운'을 카를로스 리가 막고 있는 것이다.

데릭 리는 최희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선수다. 최희섭을 스카우트했던 레온 리의 아들이며, 2003시즌이 끝난후 최희섭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199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4순위 지명을 받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했던 데릭 리는 플로리다 말린스로 이동할 때도 케빈 브라운(현 뉴욕 양키스)와 교환된 바 있다.

또한 최고의 수비수 중 한명인 데릭 리는 올시즌도 빼어난 1루 수비를 선보이며 골드글러브 2연패를 기대하고 있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1967년 칼 야스쳄스키(보스턴) 이후 38년만의 트리플크라운, 1956년 미키 맨틀(양키스) 이후 49년만의 메이저리그 통합 트리플크라운, 1941년 테드 윌리엄스(보스턴) 이후 64년만의 4할타자, 그리고 골드글러브의 동시수상이라는 사상 초유의 대기록에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데릭 리의 최대 걸림돌은 카를로스 리다. 밀워키가 올시즌에 앞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1번타자 스캇 포세드닉과 셋업맨 루이스 비스카이노를 내주고 데려온 카를로스 리는 24일 현재 팀의 전체 타점 중 22%를 혼자 올리는 놀라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리아노 리베라(양키스) 올메도 사엔스(LA 다저스) 브루스 첸(볼티모어) 에이너 디아스(워싱턴) 등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몇 안되는 파나마 태생 선수인 리는 화이트삭스에서 2003년 타율 .291 31홈런 113타점, 지난해 타율 .305 31홈런 99타점을 기록하며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올해는 만개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두 리의 전쟁을 지켜보자.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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