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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이 남아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석탄이 남아돌아 골치다. 국내에서 파내는 석탄은 정부가 사들이고 싶어도 빠듯한 돈사정 때문에 부처간에 뜻이 맞지 않고 연탄질을 높이기 위해 외국에서 사들이는 석탄은 국제계약을 일방적으로 끊을 수 없어 수입물량의 일부분을 내년으로 미루려하고 있지만 이 또한 두고봐야 할 문제다.
따뜻한 겨울을 지내놓고 현재 쌓여있는 국내탄은 소비지와 산지의 재고, 정부비축분을 합쳐 모두 7백50만t. 동자부가 잡아놓고 있는 위험수위 5백만t을 2백인만t이나 넘어섰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가을께에 자금압박으로 문을 닫는 탄광이 속출할 것을 걱정한 동자부는 연초 계획했던 4백50만t의 여름철 저탄 말고도 추가로 1백10만t을 더 사들여 탄광의 자금압박을 풀어주려 하고 있으나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원과 재무부쪽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동자부뜻대로 5백60만t을 사들이려면 t당 2만6천8백원씩 약1천5백억원이 필요한데 기획원쪽은 추가 1백10만t은 커녕 처음 계획했던 4백50만t도 4백만t으로 줄이자는 의견이다. 이렇게되면 단순한 계산으로는 올 월동기에는 무려 8백10만t(약2천1백억원어치)의 재고가 넘게 되나 그전에 탄광들이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되므로 올겨울에는 또 한번 연탄파동을 겪기 십상이다.
동자부는 또한 올해 수입키로한 3백60만t의 외국탄도 현재의 소비추세로 보아 너무 많다고 보고 물량을 줄이려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을 백지화할 수는 없고 계약물량의 일부분이라도 내년으로 도입을 미뤄 올해 수입물량을 2백70만t으로 줄이려는 것이 고작이다.
동자부와 기획원측은 올 하계 저탄규모를 놓고 실무자간에 협의를 거듭해왔으나 거리를 좁히지 못한 채 이번 주에 열릴 경제장관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결정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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