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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탈석유정책 현황과 전망|대체에너지 개발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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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치솟기만 하던 석유값이 10년만에 떨어지는 이변을 보이고 있다.
지난 79년만 해도 유가를 단번에 61.4%나 인상, 2차 석유파동을 일으켰던 OPEC의 콧대가 최근 공급과잉으로 조금은 꺾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유가하락원인이 ▲원자력등 대체에너지의 개발 ▲석유소비절약 ▲불황으로 인한 수요감퇴 ▲새로운 유전개발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73년 1차 석유위기이후 급속히 진행된 대체에너지개발은 그동안 세계 에너지수급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는지 또 앞으로 석유값 인상에 어느정도 견제역할을 할수 있는지를 점검해본다.
1, 2차 석유위기를 통한 석유값의 급등은 소비국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려는 에너지대책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10년도 안되는 기간에 10∼11배나 뛰어오른 유가는 그동안 비싼 개발비로 손을 못대던 원자력·석탄·태양에너지·바이오매스등 대체에너지 가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뜨렸다.특히 원자력의 경우는 막대한 건설비를 상쇄시킬 만큼 발전단가가 싸졌다.
원유와 가장 강력히 맞설수 있는 원자력발전은 미국·프랑스·일본등이 대단한 열의로 달려들어 석유수입을 줄이는데 큰 공헌을 했다. 미국은 드리마일발전소 사고로 약간 주춤한 상태이나 80년을 고비로 공급이 증가추세에 있고, 프랑스는 79년의 7백70만kw에서 80년에는 l천4백만kw로 대폭 증강되었다. 80년중에는 2개월마다 1기의 원자로가 건설되었다. 일본도 80년중에 33.6%증가, 현재 1천5백만kw의 발전능력을 갖추고 있다.
81년말 현재 세계는 2백59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돼 총1억5천8백44만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것을 기름으로 환산하면 하루 3백63만배럴에 해당된다. 이 양은 지난해 전세계 하루원유생산량의 6∼7%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아뭏든 원자력은 지난 73∼79년동안 연평균 20.9%씩 성장, 대체에너지로 독특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앞으로 증가율은 둔화될지 모르나 2000년에 가서는 원자력발전이 석유로 환산, 하루 2천2백50만배럴에 달해 전체에너지 소비의 10%를 차지하게된다.
석탄은 원자력과 함께 석유에 대항할수 있는 강력한 무기. 미국과 캐나다는 78년 대비, 80년에는 20%의 생산증가를 기록해 연료를 석탄으로 대체하는데 큰 효과를 보았다. 석탄은 생산량 증가와 함께 사용기술개발도 다양화되고 있다.
석탄과 석유를 섞어 쓰거나 유동층연소·액화및 가스화등으로 이용분야를 확대하는 기술이 일부 개발된 것이다. 이에따라 각국은 석탄소비량이 갑자기 늘게 되었다. 일본의 경우 79년과 80년사이 14%의 석탄소비 증가가 있었고 우리나라도 79년부터 석탄소비량이 증가, 79년에 2백만t을 수입했으나 81년에는 4백30만t을 수입했으며, 그 대부분이 원료가 아닌 연료용으로 충당되었다.
실제로 몇 주요국이 계획하고 있는 대체에너지 정책을 보면-.
미국의 경우 80년대 중반을 목표로 석탄의 액화및 가스화를 완전 실용화 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태양에너지개발은 장기에너지대책으로 에너지보장기금을 설치, 매년 1억5천만달러의 개발비를 지출하고 있다.
90년까지 미국은 50억달러의 에너지공채를 발행하고 하루평균 2백50만배럴의 수입석유를 대체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야심적인 계획을 마련했다. 미국의 80년 원유 평균수입량은 하루 6백70만배럴로 79년의 8백30만배럴보다 19.2%나 감소됐다.
프랑스는 풍부하고 확실한 대체에너지를 개발, 석유를 대체한다는 대규모 계획을 세우고 원자력·석탄·가스·재생에너지의 활용을 강화중이다. 79년의 프랑스에너지 공급은 석유가 전체의 56%, 원자력 9.3%, 석탄·가스 27.5%였으나 85년에는 석유의존도가 44.9%로 떨어지며 원자력은 19.1%로 뛰어오르게 돼 있다. 90년에 가서는 원자력 30%, 석탄·가스 30%, 석유는 30%로 석유의존도가 크게 떨어지는데 이때 전발전량의 70%를 원자력이 차지하게 된다고 프랑스는 특히 원자력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고속증식로를 더많이 건설, 에너지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중진국인 브라질은 2차 석유위기때 「전시경제」의 돌입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대체에너지개발에 들어갔다. 브라질은 사탕수수등 풍부한 식물자원을 이용한 알콜생산에 주력, 78년에25억ℓ의 알콜을 생산했으며 85년에는 1백60억ℓ를 생산, 1백20만대의 알콜엔진차를 가동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오스트리아도 바이오매스에서 연료용 알콜을 대량생산하고 있으며 뉴질랜드는 천연압축가스를 자동차연로로 쓰고 있다.
한국은 원자력에서 58만kw의 고리1호기가 가동중이며 8기가 건설중에, 3기가 계획단계에 있다. 10호기까지 완성되면 원자력 발전량은 7백40만kw에 달해 전체 발전량중 원자력의 비율이 86년에 26.2%, 91년에는 35.9%에 달하게 된다.
이에따라 석유의존도는 81년의 61.2%에서 86년에는 48.4%로 떨어지게될 전망이다.
대체에너지의 개발은 석유가격을 안정시키는데 큰 몫을 한것 만은 사실이다.
산업경제기술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1979∼2000년사이 석유공급은 연평균 0.4% 증가할 것이나 대체에너지는 2.4%씩 증가하는 것으로 돼있다. 세계 총에너지 공급량에서 석유이외의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셈이다.
그러나 대체에너지가 유가안정에는 기여하겠지만 석유위기를 아주 없앨 능력은 없다. 2000년에 가서도 석유의존도는 30%를 상회할것으로 보이며 2010∼2020년쯤 핵융합장치가 실용화되어야 석유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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