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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막는 신약 나와 … 뇌졸중 예방 효과·안전성 뛰어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뇌졸중은 뇌혈관을 타고 흐르는 시한폭탄이다. 언제·어디서·어떻게 발병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뇌졸중은 후유증이 무섭다. 치료가 늦으면 삶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뇌졸중 발병 후 3개월 이내에 장애를 겪는 비율이 4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뇌졸중 예방치료에 주목하는 이유다.

지난 10일 최신 뇌졸중 예방치료법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프랑스 비샤병원 뇌졸중 연구센터 피에르 아마렌코(사진) 박사가 방한했다. 아마렌코 박사는 뇌졸중 예방치료 신약 개발에 참여하는 등 이 분야에서 30년 이상 연구한 권위자다. 유럽 뇌졸중 저널 ‘Stroke journals’의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뇌졸중 환자의 15~20%는 심방세동이 원인이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해 혈액이 덩어리져 잘 뭉친다. 뇌졸중 예방치료는 뭉친 혈액을 묽게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마렌코 박사는 “혈관을 막는 피떡(혈전)이 만들어지는 것 자체를 막아 뇌졸중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피를 묽게 만드는 와파린이라는 약을 사용했다. 문제는 불안정한 약효다. 같은 약을 먹어도 나이, 식습관, 몸 상태, 약 복용법 등에 따라 약효가 들쭉날쭉하다. 예를 들어 와파린과 비타민K는 상극이다. 비타민K가 풍부한 시금치·브로콜리·달걀·토마토 등 녹황색 채소를 먹으면 와파린 약효가 급격히 떨어진다.

만일 와파린 용량을 늘린다면 혈액이 너무 묽어져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반대로 용량을 줄이면 뇌졸중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아마렌코 박사는 “3주마다 혈액 응고 정도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를 받으면서 평생 와파린 적정 용량을 조절해 한다”며 “약 복용이 불편해 예방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뇌졸중 예방치료 효과도 부족하다. 미국·캐나다·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5개국에서 뇌졸중 고위험군인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와파린 혈액응고 조절 수준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적정 범위에 있는 환자는 50%다. 아마렌코 박사는 “뇌졸중 고위험군 중 절반가량만 와파린을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뇌졸중 예방 효과를 온전히 누리는 환자는 2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근 뇌졸중 예방 효과, 안전성, 치료 편의성을 높인 신약(엘리퀴스·화이자)이 나왔다. 아마렌코 박사는 “미국·캐나다·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뇌졸중 고위험군에게 와파린 대신 새로운 항응고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해 뇌졸중을 예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항응고제는 기존 와파린의 단점을 보완했다. 음식 섭취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약효를 유지한다. 아마렌코 박사는 “새로운 항응고제는 뇌졸중을 효과적으로 예방해 환자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항응고제와 와파린을 비교한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 뇌졸중·전신색전증 예방 효과를 20% 이상 높였다. 안전성도 우수하다. 주요 출혈 위험은 30%, 사망률은 10% 줄였다.

다만 와파린보다 상대적으로 약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한국에서는 약값 부담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제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아마렌코 박사는 “뇌졸중 예방 실패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하다”며 “뇌졸중은 한번 발병하면 이전과 같은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워 예방적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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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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