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공사 창립 5주년 기념으로 자연 다큐멘터리 '흙'(사진)을 22일 방송한다. 생명체로서의 흙을 집중 조명한 작품이다. 티스푼 하나 정도의 흙을 지구만한 크기로 확대해 아름다운 영상으로 재현했다. 이 프로그램은 카메라맨과 프로듀서의 합성어인 '카메듀서'로 불리는 이의호 씨가 1년 2개월간의 취재 끝에 만들었다.
흙 속엔 또 하나의 지구가 있다. 포유류인 두더지를 비롯해 지렁이.땅강아지.다지류.거미류.원생동물 등 수많은 생물들이 흙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흙에서 먹고 번식하고 죽으면서 흙의 양분 및 구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모든 생명체들의 생사에 관련된 열쇠를 쥐고 있는 세균과 곰팡이가 흙에 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프로그램은 흙과 관련된 상식 외에 화면 그 자체로도 즐거움을 준다. 우선 식물 뿌리가 땅 속으로 뻗어내려가는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폭 3mm 정도의 뿌리를 50배 정도 확대한 후 카메라를 0.2mm씩 움직여 땅 밑으로 내려가는 뿌리의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제작진은 "흙과 흙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