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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단합유지가 가장 힘든일"《전두환대통령 외지회견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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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통령께서는 언제 처음으로 대통령이 되려는 포부를 품었었는지. 『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뚜렷한 야망이나 계획은 갖고있지 않았다. 대통령선거가 실시되기 불과 수주일전에 대통령후보자가 되리라는것을 알았으며 대통령에 취임하기 고작 며칠전에 대통령이 되리란것을 알았을 정도였다.』
-대통령의 업무가운데 가장 어려운 업무와 쉬웠던 업무는 어떤것이었는지.
『대통령의 업무가운데 가장 어려운 업무는 사회의 다양한 구성요소의 각각 다른 이익을 조화시켜 나가면서 사회의 균형과 단합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균형과 단합은 국민의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달성되는 것이지 대통령 한사람의 힘에 의해 얻어지는것은 아니다.
나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통령자신이 느끼기에 오늘날 한국의 올바른 지도자로서 어떠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서양사회에서는 본인자신에 대해 발언하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자기자신을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법이다. 내가 오늘의 한국지도자로서 어떠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는 한국의 대통령이 가져야할 자질은 어떤것으로 생각하는지.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다. 한국의 대통령은 어려운 환경속에서 그 직책을 수행해야 한다. 한국은 분단된 상태에서 한국이 안되기만 바라는 호전적인 세력과 대치하고 있다.
우리는 평화를 수호해야 하는외에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해야하며 또한 정치·사회적 안정을 이룩해야만한다.
한국의 대통령은 이상의 세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해야한다.
대통령은 모든 문제에 전국민적인 합의를 달성하기위해 국민과함께 대화하며 업무를 수행해야한다.
대통령의 신념은 확고해야하나 동시에 온화해야한다.
한국민은 교욱정도가 높으며 또 매우 지성적이다.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강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통령은 또 국민들의 존경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뢰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부정과 비윤리적인 행동은 국민의 신뢰감 조성에 치명적인 역할을 하기때문에 대통령은 법을 준수하는 모범시민상을 정립해야 한다.』
-각하의 통치스타일과 고박대통령의 그것과는 어떻게 비교되는가.
『박대통령의 집권시절 나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통치방식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한가지. 말할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당시 국민들이 7O년대의 경제발전을 이룩하는데 있어서의 박대통령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에도 불구, 그의 1인 장기집권에는 염증을 느꼈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에서 제5공화국의 통치체제는 현행헌법이 한 개인에 의한 집권연장을 금지하고 있기때문에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할수 있다.』
-박대통령이 범했던 가장 큰 과오는 주변에 아첨배들이 들끓도록 방치한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는데 각하는 이같은 유혹을 피하기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있는가. 『전임자 특히 고인을 비난하는 것은 한국의 전통에 어긋나는 일이다. 박대통령의 집권시절 군인이었던 나로서는 그의 주변에 어느정도 「예스맨」(아첨배)들이 둘러싸고 있었는지 말할수있는 입장이 아니다.
나는 정부의 정책이 최종결정되기전에 정부의 관련부처뿐아니라 민간전문가들 사이에서 활발한 토의와 협의가 이뤄질수 있도록 하는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같은 활발한 토의과정을 통해 나는 나에게 제시된 몇가지의 대안들중에서 선택을 할수있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나온 정책을 수행해 가는 중에도 나는 자유로운 토의와 비판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의 한 미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며 방미기간동안 「레이건」대통령에게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
『현재의 양국관계는 과거 어느때보다 안정돼있고 긴밀하다.
「FP이건」대통령에게서 친절하고 이해심 많으며 결단성있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받았다.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세계지도자의 한사람으로서 우방과 적국을 구별하는 방법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경제에 관해 현행정부의 경제철학이 과거박대통령정부및 최규하 전대통령의 과도정부의 그것과 다른점은 무엇인지.
『최대통령은 자신의 경제정책을 수행하기에 충분할만큼의 시간을 갖지못했으며 박대통령은 지난60년초까지 만연했던 침체와 가난을 극복, 고도경제성장을 촉진시킴으로써 상당한 경체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문제들이 발생한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중화학공업부문에 과다한 투자를 함으로써 인플레를 가속화 시킨점이다.
게다가 정부는 중화학공업부문에의 투자를 유발하기위해 무작정 특혜금융을 제공했다.
그결과로 당시의 한국경제는 잘못된 재원배분방식및 시장 메커니즘의 약화로 인해 뒤틀렸다.』
-각하께서는 이와 비슷한 과오를 피할수 있는지.
『지금부터는 경제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 우선 경제안정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다지고 그 기반위에서 성장을 추구할 생각이다. 81년에는 인플레율이 많이 떨어졌다.
이같은 인플레율의 하락이 물가에 대한 통제가 대부분 폐지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반드시 지적돼야한다.』
-역사상 인물중 가장 숭배하는 사람은.
『「에이브러햄·링컨」을 가강 숭배하는데 그것은 그가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해서 위대한 이상을 가지고 이를 실천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이 남북전쟁의 위기를 헤쳐나갈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동정심과 정의감이 충만한 사람으로 노예를 해방시키고 국민들에게 인종적 불공평을 극복하라고 설득했던 행동가이기도 했다.
그는 자기스스로의 힘으로 변호사가 됐다. 내가 장군이었다는 점에서 그와는 다르지만 나도 그와 마찬가지로 장군직을 물려받은것은아니었다.
나는 소년시절 「링컨」의 전기를 읽었으며 후에 사관생도가 되고나서 다시 읽었다. 나는 그때 그가 민중의 영웅이며 상징적인 인물이었음을 알게됐다.』
-각하는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대통령에게 유머감각이 어느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유머는 긴장을 풀어준다는 의미에서 긴요한 것이다. 나는 유머감각과 통찰력이 없이는 창조적인 사고방식을 가질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지식인·노동자·군인등 어느 집단이든 독특한 유머를 갖고있는 것 같다. 나는 대통령의 유머를 배우고있는 중이다.』
-방미기간중 「레이건」대통령이 각하에게 좋은 농담들을 던지지 않았는지. 『그의 유머를 정확히 기억해낼 수는 없지만 나는 그와 만나서 얘기하는 동안 그가 훌륭한 유머감각을가진 인물이라는 뚜렷한 인상을 받았다.』
-각하에게는 운동이 어느정도로 중요성을 갖는가.
『운동은 건강과 건전한 마음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것이며 이것이 없다면 건전한 판단력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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