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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수명의 공적 1호 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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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재 미국에 유학중인 C군(23)은 지난 75년 왼쪽 대퇴골 아래쪽이 갑자기 아파 모 대학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골육종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뼛속의 골수에 암이 발생한 것이므로 왼쪽다리를 즉시 절단해야 했다.
한참 인생의 설계에 부풀어있었던 젊은이로서 사형선고와 다름없었다.
왼쪽다리를 절단한지 6개월만에 골육종은 혈관을 통해 양쪽 폐로 번져(전이) 생명이 위태로와 졌다.

<연 4∼5만명 사망>
절망에 빠진 C군은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S병원으로 옮겼다.
S병원 측은 주로 2가지의 항암제로 화학요법을 실시, 증세가 갑자기 호전돼갔다. 폐에 번진 암세포가 뚜렷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1년 6개월만에 치료가 끝났다.
76년 S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한지 5년 만인 작년 5월 「5년 생존」을 넘겨 완치를 확인하고 미국유학을 떠났다.
아무리 무서운 암이라도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케이스다.
암은 건강과 수명의 최대의 적이지만 「조기발견·조기치료」를 하면 치유돼 천수도 누릴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과 암센터병원이 79년에 공동으로 강화도주민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사망원인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으뜸이 뇌졸중에 의한 중풍이고, 두 번 째가 10만명 당 연 1백 58명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암센터 병원장 김병수 박사는 이를 토대로 볼 때 국내에서 연 4만∼5만 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일본도 얼마 전까지 사망의 제2원인이 암이었으나 최근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 등의 원인으로 지난해에는 암이 제1의 원인으로 등장했다. 미국에서도 암은 사망의 제2원인으로 돼있어 암의 퇴치야말로 인류 공동의 숙제가 되고있다.

<대기오염도 요인>
금년 초에 발간된 미국 암협회 보고서에는 올 한햇 동안 미국에 83만 5천명의 암 환자가 새로 발생, 이중 3분의 1은 치료될 수 있으나 기존 암환자와 새로운 암환자 중 43만 명은 금년 중 사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하루에 1천 1백 80명, 매 73초마다 1명씩 암으로 목숨을 잃는 것이 된다.
이 보고서는 또 현재 살아있는 4명중 1명은 암에 걸릴 위험이 있고, 40년대에는 암환자 4명중 1명이 살았으나 80년에는 3명중 1명은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무서운 암을 치료, 장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암의 「조기발견·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이구동성으로 강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70∼80%의 암은 화학물질에서 오는 것이므로 이를 피할 수 있으며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병수 박사는 ▲짜게 먹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이 암을 예방하는 기본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담배 ▲방부제 섞인 식품 ▲대기오염 ▲농약을 과다하게 사용한 식품 ▲짠 음식 등을 꼽고 있다.
인제의대 부속병원 내과 김예회 과장은 폐암의 75%는 담배가 원인이며 피부암은 직사광선이 주요원인이고 염색·염료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방광암에 걸릴 위험이 있고, 석면을 취급하는 사람도 폐암의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위암은 식생활과의 관계가 깊다. 질산염이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우려나라 사람들이 잘 먹는 소금에 절인 야채나 건어물 등 짠 음식에 질산염이 다량 함유돼 있고, 다른 음식도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고 보통온도에 방치하면 질산염이 발생한다고 김예회 과장은 밝혔다.
불에 태운 육류와 생선은 살모넬라균의 변이를 일으켜 정상세포의 변이를 가져와 암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증명됐다고 김 과장은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외과과장 김진복 박사는 암의 원인은 화학물질 외에 과도한 방사선 및 햇볕·바이러스·기생충·유전 등이라고 밝혔다.
김진복 박사는 암을 치료하기 위해선 암 조직과 이를 둘러싼 정상조직까지를 충분히 절제하는 근치수술+화학요법+면역요법(혹은 방사선요법)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조기진단술이 발달해 암환자 3명중 1명은 완치될 수 있고 2명중 1명은 어느 정도 치료가 기대된다는 것.

<초기위암, 90% 완치>
김예복 박사는 위암의 경우 위의 점막·점막하층까지 침범한 초기 암은 90%이상이 완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예회 과장은 암세포가 위의 근육 층에까지 침범하면 재발률은 50%로 보지만 수술 후 화학요법 등을 병용하면 비교적 치유가 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혈병·임파종의 5년 생존율(치유)은 50%이상, 유암은 75%, 갑상선 암은 85∼90%까지 치유가 가능하다. 자궁암은 1기가 80%, 2기가 60∼70%정도 치유가 가능하다.
간암은 95%가 간경화를 동반해 수술이 어려우며 나머지 5%가 수술이 가능하고, 폐암은 조기발견이 어렵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김진복 박사는 암을 예방하는 지혜는 ▲태운 고기·짠 음식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수 박사는 현재 암의 진단·치료술이 상당수준에 와있으므로 스파트 체크방식(이상을 느끼는 부위를 수시로 진단하는 것)으로 조기 진단하면 암은 어느 정도 잘 치료된다는 것.
암의 증세는 ▲몸의 어느 부분에 덩어리가 만져진다 ▲원인모르게 출혈이 있다 ▲소화장애 ▲2주일 이상 가는 감기와 같은 증세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흑색점이 커지며 출혈한다는 것 등이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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