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스닥 시장 다시 살아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그동안 부진을 거듭했던 코스닥시장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 이달 들어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가 급증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공모시장도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29일 43.05를 기록했다. 올들어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5.39%)이다.

경기둔화.북한 핵.이라크전쟁 등 갖은 악재로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17일 사상 최저치(34.64)를 분수령으로 슬금슬금 올랐다. 종합주가지수는 3월 17일 이후 5% 오른데 그쳤지만 코스닥지수는 24%나 급등했다.

실적개선을 등에 업고 다음.NHN.네오위즈 등 인터넷 종목이 연일 상승세를 보였고, 각 종목의 주가가 돌아가면서 고루 오르는 이른바 '종목장세'도 나타나 반등을 도왔다.

특히 올해 거래가 시작된 새내기 등록주(29개)들의 주가가 28일까지 공모가 대비 평균 35% 가량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연초 증시 침체로 공모를 주간한 증권사가 주가를 떠받치느라 시장 조성에 줄줄이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상황이 호전되자 공모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위원회 이철재 등록심사부장은 "등록심사를 통과하고도 시장 침체로 공모를 미룬 20여개사 중 일부가 다시 공모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등록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업체들도 이달 중순 이후엔 하루 2~3개씩 나타나고 있다.

시티그룹글로벌마켓 증권은 최근"한국 증시의 다음 랠리는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코스닥시장이 이끌 것"이라고 분석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 증권사의 대니얼 류 이사는 "미국 나스닥의 IT기업들의 주가가 실적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부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닥50 지수에 포함된 주요기업들의 올해 이익증가율은 1백41%로 나스닥시장(24.7%)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의 활력이 지속될지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SK증권 현정환 과장은 "주가가 급락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며 "수급은 긍정적이지만 코스닥시장엔 다양한 회사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승탄력이 시장 전체보다는 우량주 위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시티그룹글로벌마켓 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코스닥은 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를 위한 시장"이라며 "손실을 줄이려면 시가총액 상위 10개 등록사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지난해 2, 3월에도 그랬듯 일년에 한두차례는 코스닥시장이 활력을 보일 때가 있다"며 "거래소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생각한 개인들의 투기심리가 결부됐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