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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꿈나무] 옛날 왕실 유물엔 왜 용이 많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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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유물 속에 살아있는 동물이야기 1~3권
박영수 지음, 영교출판
159∼168쪽, 각권 8500원

사찰의 동종 꼭대기에서 볼 수 있는 용 모양의 짐승은 용의 아홉 종류 새끼 중 고래의 공격을 받으면 큰 소리로 우는 '포뢰'라고 한다. 당연히 선조들은 종을 치는 막대기를 고래 모양으로 만들었다. 바닷물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용오름 현상을 옛 사람들은 용이 승천하는 것으로 여겼다.

책은 전통 유물들에 남아 있는 동물 문양과 장식의 다양한 모습들을 친절하게 전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유물 속 동물들은 봉황.호랑이.해태.불가사리.기린.박쥐.고양이 등 상상과 현실의 동물들이 뒤섞여 있다.

같은 동물이라도 유물들에 따라 조금씩 의미하는 바가 달랐던 '변주'를 지켜보는 일이 흥미롭다. 가령 용은 어부들이 안녕을 빌기 위해 굿이나 제를 올렸던 물고기의 왕이었던 한편 하늘을 지배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져 왕실에서 애용되기도 했다.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전통문화에 대한 지식이 절로 늘 것 같다. 봉황 편에서는 국력의 차이 때문에 우리 민족의 상징 동물이었던 봉황이 중국을 상징하던 용보다 한 단계 낮은 동물로 여겨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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