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펀드, 꿩 먹고 알 먹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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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6월 결산을 앞두고 '배당주 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6월 중간 배당을 하는 기업들이 조금 줄었지만 배당률이 해마다 증가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배당주 펀드는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예상한 배당수익률보다 오르면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내리면 배당금을 받아 손해를 메울 수 있다.

◆ 재평가받는 배당주 펀드=과거 배당 시즌을 노린 '연말용 상품'으로 불리던 배당주 펀드는 최근 '사계절 상품'으로 변신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배당 수익이 상대적으로 커보여 돈이 몰리고 있다. 기업들이 주주 중심의 경영을 추구하면서 배당을 늘리려는 분위기도 배당주 펀드를 부각시켰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의 수탁액은 현재 4조원을 돌파해 지난해 말의 2조원보다 크게 늘었다. 제로인 이재순 평가팀장은 "시장 전체 흐름과 상관없이 중소형 가치주를 편입한 배당주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자 올 들어서도 꾸준히 투자자금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이 배당주 투자의 적기라는 분석도 나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신증권 김동욱 연구원은 "장기 자금들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배당주 투자가 유망해지고 있다"며 "지난해 배당지수와 종합주가지수의 흐름을 비교한 결과 5월~8월 사이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배당금이 입금되는 4월 이후엔 배당주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가 연말로 갈수록 배당금에 대한 투자 매력이 다시 살아나기 때문에 5월~8월 투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 나한테 맞는 상품은=투자 성향에 따라 크게 ▶주식을 많이 편입하는 성장형 ▶주식 투자 비중이 적은 안정형 ▶배당지수를 따르는 인덱스형 중에서 고르면 된다.

대투증권의 '클래스 원배당 60 주식 펀드'는 성장형으로 고객이 맡긴 돈을 고배당이 예상되는 주식에 60% 이상 투자한다. 1년 이상 투자하면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안정형에선 삼성증권이 '삼성배당플러스혼합'을 팔고 있다. 예상되는 배당 수익률(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것)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에 60% 이하를 투자한다. 인덱스형으로는 우리투자증권의 '배당인덱스플러스'가 있으며 배당률이 높은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배당지수(KODI)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엔 해외 배당주에 투자하는 상품까지 봇물처럼 등장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은 영국.프랑스 등 유럽 20개국의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봉쥬르 유럽 배당펀드'를 신한.조흥은행에서 팔고 있다. 기은SG자산운용도 미국의 다우존스 셀렉트 배당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동안 배당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감은 갖지 않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이재순 팀장은 "배당주 펀드는 일단 목표 수익률이 높지 않고 안정돼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경쟁력이 있지만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성장형.안정형 등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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