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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가 썼던 악기로 모차르트 곡 연주한 신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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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 썼던 악기를 고소현양이 20일 연주하고 있다. [사진 잘츠부르크 관광청]

20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자그마한 체구의 고소현(8)양이 무대에 섰다. 손에는 작은 바이올린을 들었다. 모차르트가 8~9세에 실제로 썼던 악기다. 악기 몸통의 나무 색은 짙었고, 나뭇결은 깊이 패어있었다. 고양은 1735년 제작된 이 바이올린으로 모차르트의 초기 소나타를 연주했다. 모차르트가 9세 이전에 작곡한 작품들이다. 고양은 정확한 음정, 똑 부러진 리듬으로 이 곡들을 연주했다. 음악의 긴장을 만들었다 해소하는 실력이 어린 아이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이날 무대는 잘츠부르크 관광청이 도시의 문화 자원을 알리기 위해 연 행사였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재단의 요하네스 혼지히 에를렌베르크 대표는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고 전시만 했던 악기”라며 “모차르트는 아주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보였던 작곡가인데 고양도 이를 닮은 듯해 오늘 연주자로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고양은 4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1년 만인 만 5세에 지휘자 금난새와 협연하며 데뷔했다.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사사하고 있으며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물론 브루흐의 협주곡 등 어려운 작품까지 소화한다. 고양은 “지금껏 연주했던 곡들에 비해 오늘 연주곡은 쉽고 짧다”며 “그래도 좋아하는 작곡가인 모차르트의 악기로 모차르트 곡을 연주하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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