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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7곳 '생태하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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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런 콘크리트 둔치를
콘크리트 제방으로 둘러싸인 함평천. 홍수는 막았지만, 주변 경관과 생태계를 망가뜨렸다.

이런 초록빛 공원으로
자연 환경을 되살려 나비생태계를 만들게 될 함평천의 미래 모습.

전남 함평군의 함평천은 1990년대 초까지 홍수가 나면 둑이 무너져 주변 농경지에 피해를 주었다. 홍수를 막기 위해 구불구불한 하천을 쭉 펴 물이 쉽게 하류로 흐르도록 하고, 둑이 무너지지 않게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았다. 홍수를 막는 데는 성공했으나, 주변 경관과 생태계가 망가졌다.

정부는 862억원을 들여 함평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고, 나비축제로 유명한 함평군의 이미지를 살려 하천 안팎에 나비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런 식으로 2011년까지 전국 27개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도시하천 환경개선 계획'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도로나 주차장, 하수도로 이용되는 하천을 서울 양재천처럼 친환경적으로 정비해 공원이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또 도시하천의 복개 행위를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올해 17개 지구를 시작으로 27개 하천변에 있는 전국 50개 지구가 2011년까지 도시별 테마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1조181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업 대상 주요 하천은 안양천.낙동강.함평천.섬강.영산강.한강.남강.태화강 등이다. <표 참조>

건교부는 우선 안양천을 비롯한 부산 화명(낙동강), 아산(곡교천), 원주(섬강) 등 17개 지구의 환경개선작업을 연내 시작하고 나머지 33지구의 사업도 2007년 이내에 시작할 방침이다. 연도별 예산은 올해 99억원, 내년 700억원, 2007년 1200억원, 2008년 1500억원, 2009년 1700억원, 2010년 3300억원, 2011년 3311억원이다.

건교부는 이를 통해 낙후된 지방도시의 하천을 지역 특성과 연계해 테마가 있는 생태하천으로 만들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염하천의 대명사였던 안양천은 1급수 어종인 버들치 서식처로 복원된다. 또 함평천은 나비생태계로, 상주시 낙동강변은 강과 도심을 잇는 자전거 도로망으로 조성된다.

정부는 도시하천을 자연상태로 보존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하천정비기본계획에 따라 부분적으로 허용됐던 하천 복개 행위를 전면 금지할 수 있도록 하천법과 소하천정비법을 정비키로 했다. 하천법 개정안은 조만간 입법예고되며, 정기국회에서 처리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이미 복개된 하천에 대해서는 가급적 서울 청계천처럼 복원할 방침이다. 서울시의 경우 하천의 29%가 복개돼 물의 정상적 흐름과 생태 이동 통로를 가로막고 있다. 전국적으로 복개된 법정 하천은 165개, 231㎞에 달한다.

건교부는 앞으로 ▶생태.경관.역사.문화자원이 우수한 하천은 보전지구▶인위적 환경파괴가 진행된 곳은 복원지구▶인구밀집지역은 친수지구로 지정해 특별관리하기로 했다. 또 환경부.소방방재청과 합동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하천환경정비사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전병성 건교부 수자원국장은 "강이 흐르는 주요 도시에 문화와 역사를 집대성한 홍보관이나 박물관을 세우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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