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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진 총장실밀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우리가 사전에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는것은 이상국장군도 확인했습니다. 5월15일 저녁에 이장군이 ○사단의 반란정보를 듣고 방첩대로 왔을때 박소장 조직의 도표를 보여주었지요. <이게 뭐냐>고 합디다. <보십시오, 이게 바로 혁명을 위해 출동할 부대들입니다. 각사단내의 혁명군이 표시되어 있지요. ○사단을 보세요. 이장군은 빠져 있지요> 이렇게 설명을 했더니 <정말놀랍다>면서 자기사단의 명단을 열심히 보고 돌아갔습니다. 그랬으니까 그날밤 ○사단은 이사단장이 완전히 장악하지 않았습니까.』
L씨(당시 장총장 보좌관·44세·현의사대표)
『장중장이 참모총장이 된후 서울에 오면 우리는 총장이 어디에 있건 반드시 박소장과 연결을 시켜야했죠. 다른 장성은 미리 약속이 있어야 했지만 박소장은 언제든지 예고없이도 총장실엘 드나들었어요. 그리고 두분이 은밀한 얘기를 할때면 우리는 언제나 자리를 비켜야했습니다.』
장총장은 이런 곡절로 출동부대를 파악하고 있었고 그지휘부가 모두 그와 가까운 장교들임을 알고있었다.
『내가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진압의사를 명백히 하면 그들은 결코 출동할수 없다』 이것이 대강의 조치를 끝내고 은성으로 돌아간 장총장의 정세판단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거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위에 장총장으로선 그 자신도 이젠 군을 물러날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척잡한 심경이 그밤의 그를 어둡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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