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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펀드 대거 출항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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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까지 10여개의 선박펀드들이 줄지어 청약 공모에 들어간다.

선박펀드는 자금을 모아 배를 사거나 만들어 해운회사 등에 빌려주고, 용선료 등 수익을 배당 형태로 되돌려 받는 실물투자 펀드다. 지난해 초 대우증권이 첫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2조원 이상의 공모 자금이 몰릴 정도로 인기 있는 대안 투자처로 자리를 굳혔다. 투자 대상도 일반 컨테이너선은 물론 벌크선.중고선박 등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 줄잇는 공모=굿모닝신한.대우.동양종금.현대증권 등은 이달 중순부터 내달 하순까지 약 600억원 가량의 선박펀드 공모에 나선다. 가장 먼저 우리투자증권이 오는 16~17일 이틀간 단독으로 '아시아 퍼시픽 선박투자회사 14호'에 청약을 받는다. 공모 금액은 97억원이며, 투자 대상은 현대상선이 운용할 원유수송선으로 만기 12년에 수익률은 연 5.9%다.

다음달 5~7일에는 '동북아 선박투자회사 15호'.'아시아 퍼시픽 선박투자회사 15호'등 2개 선박펀드 상품이 나온다. 동양.대우.현대증권이 판매하는 '동북아 선박15호'는 90억원을 모아 STX그룹의 계열사인 포스의 컨테이너선을 만들 계획이다. 만기는 8년이며 배당수익률은 연 5.9%다. '아시아 퍼시픽 15호'는 100억원을 공모해 현대상선에 빌려줄 원유 수송선을 만들 계획이다.

뒤이어 7월 중순에는 '동북아 10~14호'등 5개 펀드가 선보인다. 총 400억원을 모을 계획인 5개 펀드의 수익률은 연 6.0%며 만기는 14~15년으로 비교적 길다. 모두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비슷한 시기에 '아시아퍼시픽 10~12호'등 3개 선박 펀드도 공모할 예정이다. 역시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데 쓰인다.

◆ 선박펀드의 장단점=선박 펀드들은 안정적인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 5.8~ 6.5%의 이익(확정수익률)을 통상 3개월마다 꼬박꼬박 이자 형태로 챙길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오는 2008년까지 투자금 3억원까지는 비과세, 그 이상은 분리 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6%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한 선박펀드라도 비과세 혜택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연 7% 중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투자 상품인만큼 위험이 전혀 없지는 않다. 우선 목돈을 넣어야 하고 장기간 돈이 묶이는 단점이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공모 청약 경쟁률도 높아 평균 10대 1을 웃돌고 있다.

환매 시점에 세계 조선 및 해운 경기가 나쁠 경우 자칫 투자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선박운용회사가 파산할 경우 원금마저 날릴 수 있는 위험도 있다. 다만 장기투자에 따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식시장에 상장, 환금성을 높이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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