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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처럼 완성되는 렉서스용 운전대 … 무늬목 총 67단계 거쳐 가공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도요타 렉서스 LS의 운전대를 가공하는 모습.

렉서스의 품질 욕심은 납품업체로 이어진다. 렉서스 LS의 운전대를 장식한 목재의 가공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시마모쿠(사진)’라고 부른다. ‘줄무늬 나무’란 뜻의 일본어다.

이 나무는 1924년 창업한 일본의 무늬목 전문업체 호쿠산이 납품한다. 늠름한 원목이 운전대의 매끈한 곡선을 따라 씌운 무늬목으로 거듭나기까지 38일 동안 총 67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이 여정은 원목을 종잇장처럼 얇게 써는 데서 시작된다. 직사각형 종잇장처럼 잘린 원목은 염색을 거친다. 7단계 공정에 걸쳐 짙은 색을 입히고 롤러로 꽉 눌러 붙이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린다. 그 결과 표면은 매끈해지고 무결은 뚜렷해진다.

그 다음은 ‘파나소닉 에코 솔루션 인테리어 빌딩 프로덕츠’라는 긴 이름의 회사 차례. 이 회사로 넘겨진 뒤 다시 17일간 9개 공정을 거쳐 다듬는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또 다른 원목을 깎아 ‘시마모쿠’에 씌울 몸통을 만든다. 그 다음 ‘시마모쿠’를 접착제로 발라 덧씌운 뒤 열처리한다. 완성된 부품은 금속 뼈대와 합친다. 이를 통해 스티어링 휠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 다음엔 장인이 에어브러시로 목재 부위를 코팅한다. 섬세한 붓질로 티끌만 한 흠집도 지운다. 이후 손에 사포를 쥐고 일일이 비벼 투명한 광택을 완성한다.

이제 부품은 덴도목공(天童木工)이라는 회사로 옮겨진다. 2010년 독창적 디자인의 나무의자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거머쥔 가구회사다. 덴도목공에서 LS의 운전대는 14일 동안 51개의 공정을 참고 견뎌 최종 완성된다. 최근 렉서스는 ‘시마모쿠’ 적용 차종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야깃거리가 담긴 부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내놓은 스포츠카 RC도 ‘시마모쿠’ 조각으로 실내를 꾸몄다.

렉서스가 장인을 양성하고 마케팅에 활용하는 건 후발주자의 열등감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17일, 도요타 본사에서 만난 렉서스 인터내셔널의 야마모토 다카시(山本卓) 상무는 “유럽의 차 메이커 가운데엔 100년 이상 된 곳도 있다. 반면 렉서스는 25년 됐다. 50년이 지나도 75년 격차는 좁히기 힘들 것이다. 우린 좋은 차를 제공하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규슈=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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