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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필요 없다! LED 빛 먹은 식물 쑥쑥 자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LED 산업은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고 응용 범위가 넓어 미국이나 일본?한국 등 세계 각국이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LED는 반도체다. 전기에너지를 조절하면 밝기와 색이 바뀐다. LED는 전자가 많은 N(negative)형 반도체와 전자의 반대 개념인 정공(비어 있는 공간)이 많은 P(positive)형 반도체를 조립해 만든다. 전기에너지를 받으면 전자가 정공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에너지의 차이를 빛과 열로 바꾼다. 백열전구의 10분의 1 전력만 사용해도 동일한 밝기의 빛을 낼 수 있고 수은 등 유해 중금속이 필요 없는 친환경 조명이다.

‘발광 다이오드’라고도 부르며 반도체 소자의 일종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조작이 쉬워 응용 분야가 넓다.

빛 파장을 조절하는 ‘반도체’ LED
LED 조명의 가장 큰 특징은 재료와 공정에 따라 빛의 밝기(세기)뿐 아니라 빛의 색(파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LED 반도체는 갈륨비소(GaAs), 갈륨인(GaP), 갈륨질소(GaN) 등 화학물질을 어떻게 쌓느냐(성장)에 따라 빨간색·녹색·파란색 등 다양한 색이 나오는데 이를 조합하거나 혹은 LED 외부의 형광체를 바꿔 다양한 색을 만들어낸다.

?조합 기술은 각 기업의 극비사항이기도 하다. 최근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청색 LED’는 질화갈륨을 이용해 LED에 파란색을 낸 기술이다. 앞서 개발된 빨간색, 녹색 LED는 파장이 길어 형광체의 수명과 효율 문제를 잡지 못했다. 지금은 ‘청색 LED’를 이용해 최대 10만 시간까지 수명을 늘렸다. LED의 상용화를 이끌어낸 기술인 것이다.

?LED는 산업 전반에 활용된다. 태양 없이 식물을 키우는 ‘식물 공장’이 그중 하나다. 식물은 자라는 시기에 따라 빛의 파장을 다르게 흡수한다. 백열등이나 할로겐 등처럼 기존에 쓰인 광원은 광질, 즉 빛의 파장은 조절하지 못했다. 생장 시기에 따라 LED로 청색·적색 등 원하는 빛을 주면 식물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크기는 커진다.

?전북대 원예학과 은종선 교수 연구팀이 실제로 청색광 LED를 이용해 들깨를 키웠는데 일반 광원보다 4~5배 빠르게 자랐고, 잎 면적은 13배 더 커졌다. 배 위나 지하시설, 도시 한복판의 고층 건물에서도 키울 수 있어 면적 대비 수확량은 일반 생산량의 수십 배에 달할 정도다.

?폐수나 중금속을 분해하는 미세조류도 LED 파장으로 인위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조류 역시 광합성을 하기 때문이다. 석유를 대신할 바이오매스(BIOMASS·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생물체)나 영양제,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등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한국광기술원에 따르면 이 같은 농·수산업 LED 응용시장은 2010년 50억원에서 2018년엔 33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발광 다이오드’라고도 부르며 반도체 소자의 일종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조작이 쉬워 응용 분야가 넓다.

LED 빛으로 백혈구·혈청 변화 감지
형광등이나 백열등처럼 불필요한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포함하지 않아 이에 민감한 문화재나 예술작품 조명에 LED가 사용된다. 안전한 조명인 LED는 상처 치료에도 사용된다. 빛이 세포 내 색소포(chromophore)나 광수용기(photoacceptor)에 흡수되며 대사활동이나 세균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LED 적외선을 이용해 피부 결함이나 아토피를 치료하기도 하고, 색을 조절하면서 체내 긴장을 완화하는 이른바 ‘감성조명’으로 활용된다. 정수기에 담긴 물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는 식재료도 LED로 100~400nm의 자외선(UV) 파장을 만들어 살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카고대 연구진은 마이크로 LED를 활용해 백혈구나 혈청 등의 변화를 LED 빛으로 감지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의 조성이 변하면서 피가 끈적끈적해지거나 물러지는데, 몸에 삽입한 LED가 시간대별로 빛을 쏘며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다. 피부층이나 혈관이 두꺼운 심장, 뇌혈관의 이상도 LED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무선통신 대체하는 ‘빛 통신’ 시대 활짝
LED의 빛은 무선통신을 대신한다. 무선통신기술 와이파이(Wi-Fi·Wireless Fidelity)를 대체하는 라이파이(Li-Fi·Light Fidelity)기술이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 치낸 교수팀은 지난해 LED 조명을 공유기 삼아 컴퓨터 4대를 연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최대 속도는 150Mbps, LTE-A와 같은 속도다.

?빛을 이용한 통신기술의 핵심은 이렇다. 입력한 데이터를 전기신호로 바꾸고 전기신호를 빛으로 바꾸고 그 빛을 다시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것. 반도체인 LED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점멸하는데, 불이 들어오면 1, 들어오지 않으면 0으로 해석하는 식이다. 발광 소자를 활용해 파장이나 주파수를 변화시키면 가게에 달린 LED 조명 밑에서는 판매 물건이 보이고, 버스정류장의 LED 조명에선 차량 도착 정보를 받을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떤 조명에 있는지를 보면서 길을 찾는 ‘광 내비게이션’이 가능해진다. 몸에 해로운 전자파도 없고, 소비전력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빛을 가리면 통신이 차단되는 단점도 있다.

 리모컨에 달린 적외선 LED처럼 소형화가 가능하고, 직진성을 갖는 LED의 특징은 차량 생산업체나 보안시설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최근 카네기멜런대 연구진은 전조등을 켜고 가는 중에 앞차나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 도로표지물 등을 인식할 때 그 부분만 밝기가 줄어드는 LED 전조등을 구현해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곡선 주행을 인식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계산해 미리 경고해 주는 시스템(Progressive Brake light Warning System) 등 차량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꼽히면서 내년에 생산된 차량 중 15%가량에 LED 조명이 장착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LED 조명 2060 계획’을 통해 나노·광산업·연구업체를 연결하는 ‘LED융합산업 허브구축사업’를 통해 국내 LED 산업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관련 산업을 현재 반도체 산업(41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시킬 계획을 세웠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조명에서 스마트폰과 같은 융합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LED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도움말=한국광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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