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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수 마시고 몸 담그고 … 아토피 환자, 3주 만에 치료 효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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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호 22면

한 여성이 아벤느 온천센터에서 아토피 피부염 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꽤 심한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했던 최다슬(21)씨. 그는 지난 7월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을 방문해 온천수를 이용한 수(水)치료를 3주간 받았다.

물치료 명소, 프랑스 남부 아벤느

최씨는 피부 케어 프로그램과 함께 치료 도중 온천수를 마셨다. 온천수 치료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아토피 전용 제품을 환부에 수시로 발랐다.

최씨는 “온천센터에 온 뒤 아토피 약 복용을 중단했으며 3주 만에 증상이 확실히 호전됐다”며 “청정한 환경에서 순수한 물을 활용한 저(低)자극성 치료가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씨가 방문한 곳은 프랑스 남부의 중심 도시 툴루즈에서 동쪽으로 버스를 달려 2시간쯤 가는 거리에 위치한 아벤느 온천센터. 해마다 이곳엔 세계 각지의 민감성 피부 환자 약 3000명이 피부과 의사의 처방전을 들고 방문한다. 이곳 온천수가 피부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입소문이 나서다. 프랑스인들이 여기서 치료받으면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이곳 온천수의 효능이 처음 알려진 건 300년 전이다. 피부병이 심했던 말들이 온천수를 마시고 낫는 걸 보고 1743년에 온천장이 들어섰다. 외지고 길이 험해 초기엔 귀족들이나 즐길 수 있는 호사였다. 1874년 프랑스 보건부는 피부병을 치유하는 아벤느 온천수의 효능을 공식 인정했다. 그 후 피에르 파브르 그룹이 인수해 이곳에 민감성 피부·건선·가려움증 등 피부 개선을 위한 현대식 온천센터를 세웠다.

1871년 미국 시카고 대화재 당시엔 화상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이곳 온천수를 수출하기도 했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 아벤느도 이 온천수를 토대로 설립됐다.

아벤느인터내셔널 브랜드 누리아 페레즈 최고경영자(CEO)는 “온천수의 활성성분이 아벤느 제품에 들어간다”며 “온천수의 피부 진정 효과와 항(抗)염증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 50여 편이 의학전문지에 실리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난치병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도 이뤄진다. 아토피 환자는 매일 2시간씩 입욕해 샤워·안개분사·마사지·보디랩핑 등 다양한 치료를 받는다. 아벤느 온천센터 마리 앙주 마르탕시 원장은 “원래 온천수 온도는 25.6도인데 따뜻한 기운을 느낄 정도로 가열해 사용한다”며 “스파를 하는 것처럼 욕조 안에서도 거품과 함께 온천수가 피부를 부드럽게 두드린다”고 설명했다.

안개 분사는 안개가 낀 듯 미세한 온천수가 사방에서 온몸을 적시는 것이다.

마리 앙주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40도가 넘는 뜨거운 물보다 32~34도 물에서 손으로 비누 성분 없는 세안제를 사용해 샤워나 목욕(15분 이내)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각질이 많이 일어나는 사람에겐 각질이 잘 떨어질 수 있도록 전문의가 직접 국소 부위에 온천수를 고압 분사해 주는 치료를 실시한다. 이곳엔 피부과 의사와 의료 전문가가 상주해 일대일 케어가 이뤄진다.

그렇다면 아벤느 온천수가 피부염을 완화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아벤느 수자원연구소 베르트랑 셀라스 책임연구원은 “적절한 미네랄 함량과 미생물”이라며 “염증 치료와 가려움증 완화 효과가 있는 ‘아쿠아 돌로미아에(Aqua Dolomiae)’란 미생물이 아벤느 온천수에서만 발견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아토피나 건선 환자들에겐 비싼 항공권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치료(케어와 의사 치료, 600~700유로)와 숙식비용은 비교적 합리적이다.

아벤느=임소영 기자 sy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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